이상지질혈증, 매년 느는데 국민도 국가도 관심 ‘소홀’
이상지질혈증, 매년 느는데 국민도 국가도 관심 ‘소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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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의 강력한 선행질환
유병률 매년 증가해도 인지도는 여전히 낮아
국가관리 범위에도 빠져 있어 제도 개선 시급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제11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를 기념해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및 대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개정 의의와 주요 개정사항 ▲이상지질혈증 국가 관리체계 진단 및 보다 나은 관리를 위한 제언 등을 공유,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이상지질혈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현 진료지침이사, 정인경 홍보이사, 이상학 학술이자, 최성희 대외협력이사.

서구화된 식습관과 활동량 감소 등으로 국내 이상지질혈증*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여전히 본인이 이상지질혈증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고 진단 후 약물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환자도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혈액 속 콜레스테롤수치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LDL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HDL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중 1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진단한다. LDL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남아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주는 나쁜 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은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전문가들은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강력한 선행질환으로 조기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별다른 통증이 없고 당뇨병이나 고혈압만큼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아 검사받지 않는 이상 본인이 이상지질혈증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제11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 with APSAVD(International Congress on Lipid & Atherosclerosis with Asian-Pacific Society of Atherosclerosis and Vascular Disease)를 기념해 금일(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상지질혈증 발생동향을 담은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와 ▲일반인 대상으로 시행한 이상지질혈증 인식도 조사결과 ▲2018년 이후 새롭게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5판)을 발표,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2배↑…10명 중 3명은 인지 못 해

출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015년 이후 꾸준히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를 발간해왔다. 올해 발표된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는 2007~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기존과 달리 이번 팩트시트에는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의 기준을 남녀 간 다르게 적용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을 추가로 분석(여성 저HDL콜레스테롤 기존을 40mg/dL뿐 아니라 50mg/dL 미만으로 정의)했으며 이상지질혈증환자의 생활습관, 에너지섭취량 자료를 분석하고 한국 성인의 건강형태 변화를 추가했다.

이날 직접 발표에 나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정인경 홍보이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혈중에 콜레스테롤이 증가된 상태로 이상지질혈증에 포함), 5명 중 2명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

특히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7년보다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경우 HDL콜레스테롤 정상치를 40mg/dL에서 50mg/dL 미만으로 바꿔 유병률을 분석했을 때 40.2%에서 48%로 높아졌다.

출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상황이 이러한데도 여전히 고콜레스테롤혈증환자 10명 중 3명이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고콜레스테롤혈증환자의 절반 정도만이 지질강하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약물치료 중요성은 물론,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낮은 인식은 일반인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도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26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도 조사결과(총 3987명 참여, 2882명 설문 완료)에 따르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으면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1%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이상지질혈증이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쳤다.

응답자의 65%가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하면 약을 중단해도 된다고 답해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의 중요성과 인지 또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경 홍보이사는 “이상지질혈증 관리방법은 환자마다 다르지만 음식, 운동만으로 콜레스테롤수치를 관리하긴 어렵다”며 “특히 당뇨병,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보유하고 있는 환자라면 약물치료를 꾸준히 지속해야 하며 약물 중단여부는 반드시 담당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콜레스테롤 치료목표치↑…심혈관위험도 따라 세분화

출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진료지침도 보다 세부적으로 개정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상헌 진료지침이사는 2018년 이후 새롭게 업데이트된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직접 소개하고 주요 개정사항을 공유했다.

특히 이번 진료지침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심혈관위험도 분류에 따라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세분화하고 이를 한층 강화한 점이다.

먼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부분을 보다 자세하게 서술했으며 LDL콜레스테롤 치료목표를 기존의 70mg/dL보다 낮은 55mg/dL로 권고했다. 또 유병기간 및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동반개수에 따라 당뇨병과 뇌졸중의 위험도를 세분화했다.

출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2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이상지질혈증 치료·관리방법은 ▲연령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기저질환(당뇨 고혈압 등) 흡연여부 등에 따라 생활습관교정(체중조절 및 식이 운동요법만 할지 약물치료를 병행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개인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보다 세심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요법은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 제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통곡물 및 잡곡류, 콩류, 채소류, 생선류가 풍부한 식사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식단을 권고했으며 특히 문제 되는 트랜스지방은 최대한 적게 섭취할 것을 강조했다. 술은 가급적 금주하되 알코올은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또 운동은 ▲걷기,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주 5일 이상 ▲맨몸운동, 프리웨이트 등 저항성운동은 주 2~3일 ▲스트레칭 등의 유연성운동은 주 2~3일 이상 병행할 것을 권고하는 등 보다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이상지질혈증도 국가차원의 통합관리 이뤄져야

한편 학회는 국민의 이상지질혈증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한 정책 개선의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직접 발표에 나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최성희 대외협력이사는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뇌혈관질환의 주요한 선행질환 중 하나로 매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국가적차원의 여러 만성질환 정책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희 대외협력이사는 “일반 건강검진결과 통보서에는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과 ‘일반 질환 의심’ 판정을 구분하고 있으나 이상지질혈증은 별도의 항목이 아닌 일반질환으로 분류돼 질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저해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또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의심판정을 받은 경우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해당 질환에 대한 확진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이상지질혈증은 포함되지 않으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등록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 측은 “이상지질혈증은 당뇨병이나 고혈압보다 오히려 더 직접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상지질혈증 역시 검진부터 통보, 사후관리까지 통합적으로 관리돼야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출 수 있으며 국민 역시 경각심을 갖고 건강관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최동훈 이사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여러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높이는 동맥경화의 핵심 위험인자로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심장돌연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우리 학회는 이상지질혈증분야 관련 대국민 인식 개선은 물론 국가적 정책 개선을 위해 지질동맥경화분야의 연구활동 강화와 국내 유관 학술단체와의 협력, 전문가와 일반인 대상 교육사업 등을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학회는 국민의 혈관건강 유지와 증진에 역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 태평양 동맥경화 혈관질환학회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ICoLA 2022는 국내외 지질‧동맥경화 분야의 전문가 및 기초 연구자 약 700 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학술대회로 지난 2012년 이래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증 등에 대한 임상 기초 연구내용을 총망라해 깊이 있는 강연과 심포지엄으로 폭넓은 국제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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