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걱정되는 ‘안면신경마비’…덜컥 찾아왔다면?
찬바람에 걱정되는 ‘안면신경마비’…덜컥 찾아왔다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20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뇌졸중 등 중추성과 벨마비 등 말초성으로 구분
뇌졸중이라면 얼굴마비 외 다른 전신증상 동반
말초성은 귀질환과 연관…이비인후과서 진료
안면신경마비는 원인이 다양해 증상 발생 시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언어장애, 복시, 사지마비 등 뇌졸중과 연관된 동반증상 없이 처음 안면마비가 발생했다면 귀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이비인후과 진료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막바지 더위가 기승이더니 이제 본격적으로 날이 쌀쌀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면 ‘찬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말을 무심코 할 때가 있는데 실제로 한쪽 눈이 잘 안 감기고 입이 돌아가는 상황, 즉 안면신경마비가 온다면 당황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때 날씨 탓인가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혹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면신경마비는 특정 한 가지 요인에 노출돼 갑자기 발생하기보다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 발생 시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신경마비는 구체적으로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 중풍, 뇌종양 등 뇌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면마비며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구안와사라고 불리는 질환으로 발병원인에 따라 벨마비와 람세이헌트 증후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 구본혁 교수는 “막상 안면마비증상이 나타나면 구분이 어려울 수 있지만 뇌혈관 문제로 발생하는 중추성 안면마비는 얼굴 마비 외에도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의 근력저하가 나타나는 등 전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이마, 눈, 입을 포함한 얼굴 전체의 마비만을 주 증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증상만으로는 중추성과 말초성을 정확히 감별할 순 없기 때문에 얼굴 마비만 오더라도 고혈압, 심장질환, 흡연, 당뇨, 비만 등 뇌졸중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벨마비 또는 람세이헌트증후군에 의한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전체 마비를 주 증상으로 하는 반면 뇌졸중으로 인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마비 외 사지마비, 언어장애, 복시 등 다른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같은 말초성 안면마비에 속하는 벨마비와 람세이헌트증후군도 주의가 필요하다. 벨마비는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안면마비인 데 반해 람세이헌트 증후군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안면마비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우리 몸속에 평생 잠복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두에 걸리거나 예방접종을 통해 한 번 노출되더라도 없어지지 않고 신경 주변에 잠복,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하면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벨마비와 람세이헌트증후군 같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전부터 귀 주변부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귀에 수포나 이명, 현기증 등을 일으킨다. 또 대부분이 귀 주변의 질환과 연관돼 있어 전문가들은 뇌졸중으로 의심되는 동반증상이 없다면 신속히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실제로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진 벨마비의 경우 귀 안에 위치한 안면신경의 부종과 염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이들 증상을 완화하려면 발병 2~3일 안에 고농도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조양선 교수는 “이러한 조기 스테로이드 처방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안면신경 손상 후 생기는 왈러변성이라는 현상 때문이다. 왈러변성은 증상이 심한 안면마비환자에서 발생하는데 안면마비가 생기고 약 2~3일부터 시작해 2~3주까지 비가역적인 안면신경 변성이 진행, 결국 영구적인 안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에 고농도 스테로이드 처방을 할 수 있는 이비인후과를 일찍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안면마비환자의 약 25% 정도에서는 만성중이염, 청신경종양 등 다른 귀 질환이 숨어있는데 자칫 이를 놓치고 벨마비로 오인해 부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는 “따라서 뇌졸중 관련 증상 없이 처음 안면마비가 발생했다면 우선 귀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며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람세이헌트증후군 역시 마비정도가 심하고 심한 경우 청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72시간 내 안면부신경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면 신경이 크게 손상돼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원인은 다양하지만 안면마비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력관리다. 평소 충분한 수면과 휴식, 영양섭취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과로 등으로 피로가 축적되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감기 후에 안면신경마비가 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맘때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한다. 여성은 임신 말기나 출산 후 등 면역력이 떨어질 때 발생할 수 있어 이 시기 특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