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마이트라클립시술’로 승모판역류증환자에 새 삶 선물
한림대성심병원, ‘마이트라클립시술’로 승모판역류증환자에 새 삶 선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2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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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열지 않고 시술…체력부담↓회복↑
고령층 등 수술 부담 큰 환자에 효과적
고난도시술로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
마이트라클립 시술 후 건강을 되찾은 환자(왼쪽 세 번째)와 한림대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하트팀(왼쪽부터 김현숙·고윤석·홍지연 교수).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심장판막질환을 앓는 고령층이 증가하고 있다. 심장에는 혈액이 역류하지 않게 대문역할을 하는 4개의 얇은 판막이 존재하는데 이 중 승모판역류증은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위치한 승모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심장 내부로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이는 좌심실에 부담을 주고 전신으로 뿜어내는 혈액량은 줄어 호흡곤란, 피로감, 부종, 식욕감소,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를 방치하면 심부전 등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히 의료기술의 발달로 가슴을 여는 개흉과정 없이 이를 치료하는 마이트라클립시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 승모판역류증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 시술은 허벅지 대퇴정맥에 관을 넣어 심장 내부에 도달시킨 다음(역류가 발생하는) 잘 닫히지 않는 승모판을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클립으로 고정하는 시술이다. 승모판막을 구성하는 두 개의 판 사이를 클립으로 집어 판막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생기는 빈틈을 없애 혈액역류를 감소시키는 것.

특히 마이트라클립시술은 수술위험부담이 큰 고령환자에 적합한 치료법으로 기대가 크다. 개흉과정이 없어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출 필요가 없으며 환자의 체력적인 부담이 적고 회복기간도 빨라 시술 후 1주 이내 퇴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10여년 전부터 마이트라클립시술을 활발하게 시행해온 미국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해당 기술이 신의료기술로 승인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환자에 따라 3~4시간이 걸리는 고난도시술로 현재 일부 병원에서만 가능한 실정이다.

마이트라클립시술 사진. 이 시술은 잘 닫히지 않는 승모판을 작은 클립으로 고정해 판막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생기는 빈틈을 없애 혈액 역류를 감소시켜준다.

이러한 가운데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순환기내과 하트(Heart) 팀(고윤석·김성애·김현숙·홍지연 교수)이 지난 6월 28일 중증 승모판역류증 진단을 받은 80대 남성환자에게 마이트라클립을 사용한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재건술’을 성공했다고 전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번에 시술을 받은 반영수 씨(가명·80세)는 심각한 호흡곤란증세로 고윤석 교수를 찾았다가 중증 승모판역류증 진단을 받았다. 반 씨는 즉시 심장수술 등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평소 심방세동과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뇌졸중 병력도 있는 고위험군환자로 개흉수술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고윤석 교수는 반 씨에게 마이트라클립시술을 시행하기로 결정, 심장이미징·중재시술·마취 팀과 긴밀하게 협력해 시술을 진행했다. 하트팀은 최소침습으로 반 씨의 사타구니 정맥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심장 내부에 도달시킨 다음 3D경식도초음파를 통해 클립의 정확한 위치와 승모판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벌어진 승모판에 클립을 장착했다.

병원 측은 “반 씨는 고령에다 뇌졸중, 심방세동, 고혈압 등 복합질환을 앓고 있었던 고위험군 환자였는데도 시술 후 건강을 되찾고 퇴원했다”며 “이후 외래진료에서 반 씨는 승모판역류증에 의한 호흡곤란 증상이 확연히 호전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고윤석 교수는 “마이트라클립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장기 예후는 수술과 비슷할 정도로 우수하다”면서 “수술이 불가능한 고위험군 환자나 심부전에 의한 이차성 승모판역류는 수술적 치료가 적응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마이트라클립시술은 훌륭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림대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최첨단 디지털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한 하이브리드수술센터를 갖추고 원스톱 24시간 타비(TAVI) 시술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경동맥을 통한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 시술’을 시행하는 등 고난도 시술에 전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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