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씻는 데 1시간 이상? 본인도 괴로운 ‘강박장애’
손 씻는 데 1시간 이상? 본인도 괴로운 ‘강박장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2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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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지나친 위생관리
일상생활 지장 줄 정도면 의심
약물·행동치료 병행하면 효과
손 씻기 등의 행동이 너무 지나쳐 본인도 괴롭고 일상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면 강박장애를 의심,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번 손을 씻거나 장갑을 꼭 낀 채 물건을 만지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이 지나쳐 본인도 괴롭고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한 ‘강박장애(강박증)’일 수 있다. 사실 국내 강박장애환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증가세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박장애환자는 2017년 2만6963명에서 꾸준히 늘어 2021년 3만6913명으로 집계됐다. 

■강박적 성향과는 다르다?

강박적 성향은 사고를 예방하고 실수를 줄이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문이나 가스밸브를 잠갔는데도 몇 차례 더 확인하거나 결재서류를 완성하고도 계속 검토하는 것이 대표적.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회사에 늦거나 제출기한을 넘기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면 강박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강박장애는 반복 확인하면서 씻고 세어야만 안심되는 특징이 있다”며 “본인도 괴롭지만 그렇게 안 하면 불안해 해당행동을 반복하고 이 때문에 직장생활 등에도 큰 지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강박장애는 20~30대 환자가 많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대영 교수는 “강박장애는 대부분 영유아기나 청소년기에 발병하지만 이때는 강박장애증상이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본인도 심각성을 모른다”며 “하지만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시작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일상을 방해할 만큼 증상이 심해져 괴로움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강박장애로 진단받기까지 평균 17년이 걸린다고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도 온다?

보고에 따르면 50% 이상은 우울증을 동반한다. 강박장애의 특징인 강박사고(꼭 해야 할 행동을 했는지 반복적으로 의심, 끔찍한 영상, 오염됐을지 모른다는 생각, 누군가를 해칠 것 같은 충동 등)는 본인도 원치 않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것으로 스스로를 매우 힘들고 괴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노대영 교수는 “본인이 이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해야만 불안감이 해소되는데 이 역시 일시적 해소이다 보니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며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환자도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강박장애가 의심되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로 증상 조절할 수 있다?

강박장애로 진단되면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안정되면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 강박행동·사고를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현 교수는 “해당상황에 노출시키고 강박행동을 못 하게 하는 노출 및 반응방지훈련이 대표적”이라며 “강박사고가 심하면 사고중지법훈련(강박사고가 떠오를 때 다른 생각으로 대항하기보다는 중지를 외치면서 사고를 멈추는 것)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TIP. 코로나19 시대, 이렇다면 ‘강박장애’ 의심

1. 손을 씻는 데 하루 1시간 이상 소모하는 경우(1시간 이내라도 피부가 상하고 생활에 장애를 일으킬 정도면 의심)
2. 귀가 후 본인은 물론 다른 가족도 겉옷을 모두 벗고 집에 들어와야 안심이 되는 경우
3. 주변사람에게 코로나19를 옮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너무 자주 검사받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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