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날] 지방간은 애주가들의 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아냐
[간의 날] 지방간은 애주가들의 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아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0.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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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새 40% 이상↑…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연관
간경변증·간암으로 진행위험 有…조기에 적극 관리 시작해야
평소 술과 거리가 멀면 간질환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식습관 등 생활습관과 연관이 깊으며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한국인이 많이 앓는 대사증후군과 관련돼 발생하기 때문에 경각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0월 20일은 대한간학회가 질환 인식 제고를 위해 제정한 ‘간(肝)의 날’이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간환자가 크게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비알코올성지방간의 증가세가 심상찮다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알코올성지방간환자는 2017년 28만3038명에서 2021년 40만5950명으로 최근 5년 새 40% 이상 증가했다.

지방간은 정상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초과한 것으로 알코올성지방간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알코올성지방간은 과음으로 발생하는 반면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술과 상관없이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과 관련돼 발생한다. 즉 술을 한 방울도 안 마시는 사람도 걸릴 수 있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과식이나 운동부족, 내장지방 등은 우리 몸에 인슐린저항성을 불러오는데 이러한 대사상태가 간에 영향을 미치면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며 “최근 환자가 는 것도 비만율 증가, 고칼로리 음식 섭취, 운동부족 등의 잘못된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자각증상이 없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경각심이 약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정희 교수는 “하지만 비알코올성지방간을 방치하면 인슐린저항성의 위험인자를 공유하는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비알코올성지방간은 수년 뒤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도 갖고 있다. 실제로 비알코올성지방간을 방치하면 1/3가량에서 비알코올성지방간염으로 진행, 이 중 일부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졌다.

신현필 교수는 “간경변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감소하면서 간기능을 상실하는 만성질환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라며 “일단 간경변까지 진행되면 정상조직으로 되돌릴 방법이 없어 지방간을 앓고 있다면 간이 심하게 손상되기 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알코올성지방간의 경우 지방간 자체를 치료하는 승인된 약제는 없다. 하지만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이를 우선 치료함으로써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이때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것이 생활습관 교정이다. 먼저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체중감량이 필수다. 이를 통해 간내 지방간은 물론 지방간염도 호전될 수 있다. 비만하지 않은 경우에도 3~5% 체중감량으로 간내 지방량을 호전시킬 수 있다. 김정희 교수는 “하지만 급격한 체중감량은 오히려 간내 염증과 간섬유화를 악화시킬 수 있어 일주일에 1kg 이내로 서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 에너지섭취량을 줄이는 것. 하루 500kcal 이상의 총 에너지섭취량 감소가 필요하며 특히 탄수화물 및 과당섭취량은 간내 염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가공식품, 음료 등의 과당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이러한 식이요법과 함께 주 3회 이상 땀 흘리는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 운동은 인슐린저항성을 줄여주고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을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나이가 들고 근육량이 줄면 체내 에너지소비가 떨어지고 지방간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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