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랐는데 지방간? 원인은 내장지방 두둑한 ‘마른비만’
말랐는데 지방간? 원인은 내장지방 두둑한 ‘마른비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0.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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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 ‘간(肝)의 날’ 맞아 마른비만 관리 중요성 강조
비알코올성지방간 동반 시 고혈압, 당뇨병 등 합병증위험↑
주기검진, 복부체형 모니터링 등 통해 생활습관 관리해야
대한간학회 배시현 이사장은 “우리 학회는 매년 간의 날 주제를 정해 간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여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국민이 간편하게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 지원 등 정책적인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3번째 간(肝)의 날(10월 20일)을 맞아 올해도 간질환에 대한 의미있는 정보 공유의 장이 마련됐다.

대한간학회는 20일 한국간재단과 함께 롯데호텔에서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 간의 날 기념식 주제는 ‘침묵 없는 장기, 간(肝)편하게 지키기’로 특히 최근 증가하고 있는 지방간의 예방·관리 중요성과 지방간의 원인으로 놓치기 쉬운 마른비만에 대한 내용이 강조됐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쌓인 것으로 과음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성지방간술과 상관없이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과 관련돼 발생하는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하지만 소위 마른비만인 경우에도 지방간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마른비만은 체질량지수는 정상이지만 체지방률이 높고 내장지방이 많이 쌓인 상태를 말한다. 마른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내장지방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유수종 교수가 지방간의 또 다른 원인, 마른비만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유수종 교수는 “내장지방은 장기와 가까이 위치한 데다 피하지방보다 분해 또한 어려워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 더 해롭다”며 “실제로 마른비만환자에서 비알코올성지방간이 동반되면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과 인슐린저항성이 높은 당뇨병 등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위험성에도 마른비만은 외관상 말라 보이고 몸에 드러나는 증상이 적어 스스로도 비만인지 인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이 비만한 것 같지 않아도 경각심을 갖고 주기검진과 복부체형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른비만과 지방간으로 진단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유수종 교수는 “안타깝게도 지방간은 아직 이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식이요법과 운동 등으로 얼마든 지방간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체중감량은 지방간 호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유수종 교수는 “마른비만환자들은 지금도 말랐는데 왜 체중을 줄여야 하는지 의문을 표하지만 체중감량이 지방간수치와 지방간염, 간 섬유화를 호전시켰다는 연구결과들이 이미 다수 보고됐다”며 “좋은 지방을 빼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나쁜 지방을 빼는 것이며 급격한 감량보다는 일주일에 1kg 이하로 천천히 감량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식사는 탄수화물과 과당 섭취 등을 조절하고 녹색잎채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달걀, 생선 등을 통해 단백질을 적절히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은 느낌상 약간 힘들게 느껴지면서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으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일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할 것을 권한다.

대한간학회 장재영 정책이사가 C형간염 국가검진도입과 관련 질병관리청과 수행한 사업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C형간염 국가검진도입을 향한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의 노력도 공유됐다.

C형간염은 만성화돼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다. B형간염처럼 예방백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치료제의 꾸준한 개발로 현재 먹는 약으로 100% 가까이 완치될 수 있다. 이에 잠재환자를 발굴해 조기발견·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재 국가검진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치료가 필요한 잠재환자를 발견하기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힌국간재단과 함께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타당성을 입증하는 근거 확립을 위해 질병관리청과 다수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대표적으로 ▲바이러스 간염(B형·C형간염) 퇴치 전략 개발 ▲바이러스 간염(B형·C형간염) 국가표준 진료지침 개발 ▲디지털 프로그램을 활용한 B형·C형간염환자의 치료순응도 개선효과 분석연구 ▲만성 C형간염환자의 진단 당시 진행단계(섬유화)별 분포조사 및 질병부담 모형 개발 ▲국가건강검진항목 중 C형간염 검진의 타당성 분석 연구 및 선별검진의 사후관리방안 등 총 5개 사업이다.

대한간학회 장재영 정책이사는 “현재 대부분의 사업이 진행 막바지로 종료를 앞두고 있다”며 “특히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항목 타당성 분석 연구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보다 연구대상 연령을 더 넓혀 경제성과 재정영향평가를 좀 더 세밀하게 시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본 사업들의 결과가 C형간염 국가검진도입 같은 바이러스 간염 퇴치를 위한 국가계획 수립의 초석이 되고 더 나아가 간질환 진행 억제를 통한 국민건강수호 및 의료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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