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 , 잠깐 자고 일어나면 된다고?
‘수면마취’ , 잠깐 자고 일어나면 된다고?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2.10.26 19: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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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투여 시 호흡억제 등 합병증위험↑
미용시술 시 무분별한 수면마취 피하고
기저질환 알려야…전문의상주 등도 확인
수면마취는 전신마취에 준하는 위험성이 있어 의료진은 물론 환자 스스로도 경각심이 필요하다. 미용시술 시 무분별한 수면마취는 피해야 하며 특히 앓고 있는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사전에 알리고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과 전문의 상주여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들어 미용목적의 수면마취가 늘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종 의료미용시술제품과 시술법이 다양해지고 병·의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면마취도 더욱 성행하고 있는 것.

예컨대 성형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는 성형애플리케이션에서조차 스킨부스터주사와 레이저시술 시 수면마취비가 포함된 상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즉 통증 없는 시술을 원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미용시술은 물론 통증문제까지 해결해준다며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호흡저하, 기도폐쇄, 저혈압 등 부작용가능성↑

일반적으로 전신마취는 신경근차단제를 통해 환자의 움직임과 반사를 차단하는데 이때 환자는 자가호흡을 할 수 없어 인공환기장치를 통해 호흡을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수면마취의 경우 신경근차단제를 투여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중 자가호흡을 유지할 수 있어 적정한 용량의 진정제와 진통제를 사용한다. 이때 약제를 과량 투여할 경우 기도폐쇄, 호흡곤란, 저산소증 같은 호흡기계 합병증과 빈맥, 저혈압 등 심혈관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자가 병원에 미용시술 시 수면마취의 안전성에 대해 취재한 결과 병원담당자는 “잠깐만 자고 일어나는 거라서 절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라며 수면마취가 안전하면서도 별문제 없는 의료행위라고 안심시켰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영태 교수는 “수면마취 시 수술자극이 심하면 진정제와 진통제를 추가 투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호흡저하나 기도폐쇄,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수면마취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또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수면마취여부는 병원직원이 아닌 의사가 직접 설명하는 것이 원칙이며 만일 환자가 의사에게 마취여부나 부작용에 대한 설명 없이 시술받았다면 설명의무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수면마취, 전신마취보다 안전하다 볼 수 없어

보통 전신마취는 위험하지만 수면마취는 비교적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에 대해 전영태 교수는 단호하게 “아니다”라며 “수면마취 역시 전신마취에 준하는 감시 아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원택 변호사는 “수면마취는 의료사고 중에서도 빈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수면마취를 받을 때는 보호자를 꼭 동반해야 한다”며 “수면마취사고가 생기면 즉시 진료기록과 cctv영상을 보관해야 하며 119구급대와 경찰이 병원에 도착한 시간, 시술시작 및 종료시간을 기록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수면마취를 포함한 미용전문 병·의원의 무분별한 시술은 수면마취에 대한 정보가 적은 무방비상태의 소비자들에게 위험을 가감 없이 노출하는 행위이자 시술의 특성상 소비자선택에 따라 반복투여가 자유롭다는 측면에서도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전영태 교수는 “수면마취 시 투여하는 진정제, 진통제 등을 짧은 시간 내에 반복투여하면 누적효과로 호흡억제 등 합병증 유발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간기능이나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 심한 코골이 또는 수면무호흡환자, 특히 심장질환 및 폐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매우 조심해 투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면마취를 결정하기 전에 소비자들이 의료진에게 현재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한편 긴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 및 전문의가 있는지 꼭 확인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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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걸 2022-10-29 14:23:19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