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불청객 ‘강직성척추염’, 꼭 허리만 아픈 건 아냐
젊은층 불청객 ‘강직성척추염’, 꼭 허리만 아픈 건 아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03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 허리강직 주증상이나 다리, 눈, 장 증상도 발생
방치 시 척추강직·변형으로 일상동작조차 어려워져
조기진단·치료,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강직 막아야
강직성척추염은 아침에 자고 일어난 뒤 허리의 뻣뻣함과 강직이 30분 이상 지속되다 움직이면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단 염증은 다리관절, 갈비뼈, 눈, 장 등에도 영향을 미쳐 허리통증 외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1월 첫 번째 금요일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지정한 ‘강직성척추염의 날’이다. 아직 이 질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강직성척추염환자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강직성척추염환자는 2016년 4만7명 대비 지난해 5만1106명으로 최근 5년간 27.7% 늘었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점점 뻣뻣하게 굳는 병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순 척추질환이 아닌 면역체계 이상으로 몸의 면역세포가 척추관절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강직성척추염은 나이 들어서가 아닌 20세 전후 젊은층, 특히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에 발생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 하지만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면 척추강직을 막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다리·갈비뼈통증도…포도막염으로 눈 증상도 나타나

강직성척추염의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질병의 특징적인 증상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특징은 허리 통증.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의 뻣뻣함이 심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김재민 교수는 “초기에는 통증이 허리 아래쪽이나 엉덩이 부위에서 천천히 시작되는데 특이한 것은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되고 가만히 있으면 다시 뻣뻣해진다”며 “통증은 증상이 생기고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엉덩이 양쪽에서 느껴지며 특히 밤에 통증이 악화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직성척추염은 만성염증성질환으로 몸 곳곳에 염증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척추 외에도 한쪽 다리의 관절이 붓거나 아프고 발꿈치와 갈비뼈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환자에 따라 척추증상보다 다리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증상 없이 가슴통증이 먼저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강직성척추염은 인대가 뼈에 붙는 부위의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갈비뼈 연골에 발생한 염증으로 가슴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나아가 갈비뼈의 강직으로 폐가 확장되지 못하면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날 수 있다.

관절이 아닌 부위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가장 많이 생기는 질환은 포도막염이다. 눈이 충혈되고 통증이 있거나 눈물이 나며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불빛이 환하게 비춰져서 앞이 잘 안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장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복통, 설사, 소화불량,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건선도 동반될 수 있다.

■척추 굳기 전 진단·치료해야…운동 병행은 필수 

이렇게 강직성척추염의 증상은 여러 가지여서 조기진단이 쉽지 않지만 방치하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뻣뻣하게 굳어 척추가 변형될 수 있다.

김재민 교수는 “강직성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주로 척추 아래쪽에서 시작된 증상과 통증이 상부로 점차 진행되고 결국 척추가 하나의 긴 뼈처럼 이어져 보이는 대나무 척추, 즉 척추변형과 강직현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몸을 앞이나 옆으로 구부리거나 뒤쪽으로 젖히는 일상동작까지 어렵게 된다”며 “하지만 조기에 진단·치료를 시작하면 척추변형과 강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직성척추염은 일차적으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를 통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여기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될 때는 종양괴사인자(TNF)-알파억제제라는 생물학적제제(아달리무맙, 에타너셉트 ,인플립시맙 등)로 치료한다. TNF-알파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TNF-알파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되고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도 가능하다.

단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권고하는 운동으로는 스트레칭, 수영 등이다.

먼저 스트레칭은 목, 어깨, 몸통, 허리 및 고관절 등을 최대한 뒤로 펴는 동작이 좋다. 꾸준한 스트레칭은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영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운동이다. 단 목 변형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관리 역시 중요하다. 너무 푹신한 곳에 오래 누워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고 흡연자는 당장 금연해야 한다. 특히 이미 척추강직이 진행된 경우 흡연은 매우 위험하다. 담배가 폐에 나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강직으로 인해 폐활량이 더 줄 수 있기 때문이다.

TIP. 강직성척추염환자들이 하면 안 되는 것들(도움말=대한류마티스학회)

1. 헌혈 금지

류마티스질환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은 영구적으로 헌혈이 금지된다. 

2. 푹신한 의자, 쇼파 금지

강직성척추염환자들은 푹신한 곳보다 약간 딱딱한 곳에서 자는 것이 좋다.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를 선택하고 반듯한 자세로 눕거나 엎드려서 자는 것이 좋다. 모로 누워서 자는 새우잠은 피해야 하며 베개도 가급적 낮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앉아 있을 때는 허리와 등이 굽지 않게 주의하고 단단하고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권한다. 

3. 흡연 금지

흡연은 염증의 악화, 뼈의 강직 진행과 같은 질병의 경과를 악화시킨다. 최근에는 흡연 자체의 독성물질에 의해 질병이 악화되는 다양한 기전들이 밝혀지고 있다. 

4. 무리한 운동 금지 

강직성척추염환자들에게 근력강화운동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심한 근육통을 일으킬 수 있는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하며 관절에 무리되는 등산이나 과격한 스포츠활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