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위협 ‘무증상 심방세동’…심전도 선별검사로 조기발견해야
노년기 위협 ‘무증상 심방세동’…심전도 선별검사로 조기발견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1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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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정맥학회, ‘하트 리듬의 날’ 맞아 중점과제 발표

· 심전도검사 국가건강검진항목 포함 필요성 재피력
· 희귀질환자 위해 퀴니딘 공급중단문제 해결 구슬땀
· 글로벌위상 높이고 국민건강 위해 부정맥 알리기 주력

대한부정맥학회가 하트 리듬의 날(11월 11일)을 맞아 학회의 4대 중점과제를 발표, 부정맥 조기발견을 통한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급속한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부정맥 조기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부정맥학회가 11월 11일 ‘하트 리듬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학회의 4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초고령사회 대비는 물론 포스트코로나시대 적극적인 대면활동을 통해 더 많은 국민이 부정맥을 조기 발견, 치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한부정맥학회 현명철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그간 우리 학회는 여러 캠페인과 홍보활동을 통해 국민이 부정맥을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노력해왔다”며 “이번 대면 간담회를 계기로 부정맥을 더 널리 알려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부정맥학회 최기준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비대면 시대를 지나 오랜만에 대면활동을 전개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 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많은 국민이 부정맥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건강을 관리해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희귀질환치료제 퀴니딘 공급중단 조속히 해결할 것

대한부정맥학회는 먼저 ‘퀴니딘’ 공급중단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희귀질환 환자들의 부정맥 치료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진배 정책이사는 “퀴니딘황산염(Quinidine, 이하 퀴니딘)은 조기-재분극-증후군, 브루가다증후군 등 희귀성질환 환자의 심실성부정맥 치료에 대한 대체 불가능한 약제로 이를 복용하지 못하면 심실세동이나 심정지로 인한 사망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형제약사에서 생산을 중단, 자가치료용으로 전환된 상태다. 이에 다량 구매가 불가하고 환자가 개별적으로 신청해 구매하는 것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설상가상 기존 약가가 100정에 5만1000원에서 30정에 115만원으로 약 75배 뛰면서 경제적부담도 급격히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재고가 매우 적어 소진 시 수입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최소 4주 이상 소요돼 공급부족사태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진배 정책이사는 “이러한 문제는 학회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라며 “현재 정부부처에 제도 개선을 요구한 상태며 제약회사, 해외학회와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 부정맥으로부터 희귀질환 환자들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심전도검사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다시 포함돼야

학회는 심전도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다시 포함할 것도 주장했다. 심전도검사는 가슴, 팔, 다리 전극판을 접촉시켜 심장을 뛰게 하는 생체 전기신호를 측정하는 검사법으로 부정맥이 의심됐을 때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부정맥은 천의 얼굴이라 불릴 만큼 종류가 다양한데 심전도검사는 고령층에서 발병위험이 높은 심방세동 확진을 위한 중요한 검사방법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하고 파르르 떨려 혈전이 발생, 뇌졸중과 심부전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악성부정맥으로 꼽힌다. 하지만 10명 중 3명이 무증상일 만큼 평소에는 환자 스스로 이상여부를 알 수 없어 심전도검사와 전문가 진료를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에 학회는 심전도검사의 중요성을 꾸준히 피력해왔으나 2008년 검진항목에서 제외된 바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차명진 교수는 “심전도검사의 오판독으로 불안감을 향상시켜 오히려 과잉치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오판독으로 인한 과잉진료는 전문가의 판단으로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지난 10년간 인공지능(AI), 웨어러블 심전도패치 등 심전도검사를 보조할 수 있는 진단도구도 눈에 띄게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즉 부정맥이 무증상이거나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심전도검사론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보조진단기법이 현재는 충분히 마련됐다는 것이다. 

차명진 교수는 “고령환자에서 심방세동 유병률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동시에 뇌졸중 또한 고령일수록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고령층에서의 심전도검사는 매우 의미있고 필요한 부분”이라며 “심전도검사를 통해 무증상의 심방세동환자를 조기발견하면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고 허혈성심질환 같은 심장질환도 조기에 진단할 수 있어 사회적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학회는 65세 이상 국민에게는 기회적 선별검사를, 75세 이상이거나 뇌졸중 고위험군에서는 체계적인 심방세동 선별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주장하는 바”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부정맥학회 구성원들은 더 많은 국민이 부정맥을 친숙하게 느끼고 조기에 발견·치료할 수 있도록 포스트코로나시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해외와의 학술교류, 국민과의 소통 지속할 것

한편 대한부정맥학회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활발히 활동 폭을 넓혀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부정맥 의료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도 해외 부정맥학회와 학술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HRS(미국 부정맥학회)에서 부정맥분야 글로벌 이슈에 대한 ‘Asia Summit 2022’를 진행했고 오는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APHRS2022(아태 부정맥학회), 2023년 열릴 EHRA2023(유럽 부정맥학회)에서는 세계 부정맥 석학들과 함께 조인트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부정맥학회 박희남 보험이사는 “이러한 지속적인 학술교류를 통해 전 세계 심장 및 부정맥분야에서 대한부정맥학회의 학술적 탁월성을 보임과 동시에 공동연구 등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글로벌 보건의료문제에도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대한부정맥학회는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 국민과의 소통 폭을 확대하는 데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지난 2019년 11월 11일을 하트 리듬의 날로 지정하고 학회의 미션(‘심장의 건강한 리듬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한다’) 및 비전 선포식을 하면서 부정맥을 알리는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또 급속한 인구고령화 상황에서 심방세동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1년에 1번 정기적인 심전도검사를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 올해 11월 11일을 기점으로 대한부정맥학회 유튜브 채널에 ‘당신의 건강한 심장리듬을 위한 상담소’, 이른바 당심소를 공개하기로 했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성환 홍보이사는 “부정맥이 국민에게 더 친숙한 질환이 돼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더 조기에 부정맥을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같은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나아가 내년에는 대면방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해 젊은 세대에게도 다가가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부정맥학회는 1997년 대한심장학회 산하 부정맥연구회로 첫발을 내디딘 후 2017년 학회로 정식 출범했다. 2022년 11월 현재 기준 회원수 1555명, 전문회원수 190명, 부정맥중재시술인증의 115명으로 26년째 부정맥분야의 학술적인 발전과 더불어 진료지침 개발과 의료진 교육 등의 많은 성과를 축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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