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동염, 맘먹고 치료·관리하면 답답함 벗어날 수 있어요”
“부비동염, 맘먹고 치료·관리하면 답답함 벗어날 수 있어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21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민진영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민진영 교수는 “부비동염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 꾸준한 관리를 이어가면 증상 조절이 잘되는 질환”이라며 “지나친 걱정과 편견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진영 교수는 “부비동염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 꾸준한 관리를 이어가면 증상 조절이 잘되는 질환”이라며 “지나친 걱정과 편견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훌쩍훌쩍, 킁킁. 비염환자들이 유독 더 많이 고생하는 환절기다. 이들은 코점막이 예민한 상태로 큰 일교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 하지만 비염 못지않게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이비인후과질환이 또 있다. 바로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이다.

부비동염은 아이부터 성인까지 두루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단순 코감기나 비염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또 수술에 대한 편견과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도 있다. 흔한 만큼 오해도 많은 부비동염.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민진영 교수를 만나 정확히 짚어봤다.   

- 부비동염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는 국민이 많다.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

부비동염을 이해하려면 먼저 부비동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부비동은 코 주변 얼굴 뼈에 있는 빈 공간으로 미세한 구멍을 통해 콧속과 연결돼 있다. 이 구멍으로 공기의 환기와 분비물이 배출된다. 또 신기하게도 코로 들어간 공기가 부비동을 지나면서 머리의 열을 식혀주기도 한다.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 부비동염은 바로 이렇게 통로 역할을 하는 미세한 구멍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막히면서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름 등이 고여 부비동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 부비동은 안쪽에 있어 영향을 덜 받을 것 같은데. 부비동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세균, 바이러스 같은 병원균 감염부터 구조적 문제, 치아감염, 비염, 외상, 천식, 면역결핍 등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비염이랑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서 비부비동염이라고도 한다. 

- 부비동염을 비염으로 오해하는 환자들도 많을 것 같다.

부비동염은 얼굴 뼈 빈 공간의 점막에 발생하는 염증성질환이며 비염은 폐로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인 코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두 질환 모두 코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부비동염은 코막힘, 누런 콧물,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비염은 콧물, 재채기와 더불어 가려움을 동반한다. 특히 부비동염은 코막힘이 심해 머리가 맑지 않고 두통을 느낄 수 있으며 안면부 통증이나 압박감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코막힘이 심해 구강호흡을 하기 때문에 입냄새도 동반할 수 있다.   

- 비염도 한 번 발생하면 꾸준히 치료‧관리해야 하는데 부비동염은 어떠한가. 

부비동염 역시 치료해도 완전히 없어지는 질환이 아니다. 따라서 완치라는 표현은 쓰지 않으며 재발에 주의하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치료는 부비동염 이환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해 진행한다. 12주 이내인 급성부비동염은 대부분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약물은 적절한 항생제와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항울혈제, 진통제, 진해거담제 등)을 처방한다. 

반면 부비동염이 오래된 만성부비동염은 약물치료만으로는 불충분해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단 급성부비동염에서도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약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재발이 잦은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 수술은 어떻게 진행하나. 이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부비동염 수술은 정상 점막은 남기고 병이 생긴 염증조직이나 물혹 등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부비동입구를 열어줌으로써 고여 있던 염증성분비물이 배출되고 환기가 이뤄져 불편한 증상들을 완화할 수 있다.

수술은 코 안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피부절개와 이로 인한 흉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최근에는 내시경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수술기구들이 많이 개발돼 더 섬세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나아가 눈이나 뇌에 인접한 곳에 부비동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더 정교한 수술이 필요한데 이때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해 시신경이나 두개저 손상 등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다소 생소하다. 수술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설명 부탁한다.

운전자에게 목적지를 안내해주는 것처럼 한마디로 수술 시 집도의에게 올바른 방향을 안내해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이 진행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부비동염수술에서는 먼저 환자의 CT영상을 3차원으로 구현해 병변범위를 정확히 파악 후 수술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에 입력할 3차원 생체 데이터의 기초자료를 얻은 다음 3차원 CT영상 구조 위에 실제 수술위치를 표기한다. 이를 통해 네비게이션 영상은 집도의가 움직여야 할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집도의는 이 영상을 보면서 병변범위에 정확히 도달, 이를 제거할 수 있다. 

우리 병원도 현재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정밀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이를 적극 활용, 안전하게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수술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전후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 

코점막에는 혈관이 많이 분포해 수술 시 출혈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감기 등 호흡기감염이 있는 환자는 수술 전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또 술·담배를 피하고 혈액을 묽게 하는 약제나 건강보조제 등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술 후에도 이러한 행동은 회복을 더디게 만들어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술 후에는 의료진이 안내한 비강세척과 처방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특히 비강세척은 분비물 제거뿐 아니라 섬모운동을 촉진하며 비부비동점막을 직접 보호해 증상 개선은 물론 수술 후 회복에 큰 원동력이 된다. 비강세척은 수술받지 않은 부비동염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관리법으로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또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 등을 동반한 환자는 이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예후에 도움이 된다. 

- 끝으로 부비동염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부비동염은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 조절이 잘 되는 질환이다. 마음 먹고 적극 치료·관리하면 그만큼 일상생활의 불편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코의 불편감이 지속되면 단순한 코감기나 비염으로 자가판단하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당부한다. 

만일 부비동염으로 진단됐다면 약물치료나 수술 등 본인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수술받아도 무조건 재발한다는 편견 때문에 수술을 거부하기도 하는데 전문가에게 정확히 수술받고 이후 비강세척 등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면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는 수술장비와 지혈제 등의 발전으로 안전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불편감을 줄이면서도 더 좋은 수술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만큼 지나친 걱정과 두려움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일은 없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