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 방치 말고 처치를
‘마음의 병’ 방치 말고 처치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1.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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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켜진 국민정신건강…몸의 병 되기 전 극복해야
정신적문제를 방치하면 결국 신체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불안·우울감 등으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크다면 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독 마음이 힘들었던 한 해가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이례적인 집중호우, 이태원 참사까지 불안한 나날이 반복되면서 스트레스, 불안·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국민이 많아진 것.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마음의 병을 방치하면 결국 몸의 병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조기에 해결법을 찾으라고 당부한다.

■불안, 숨기거나 줄이려 애쓰면 더 커져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대면활동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커 고립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코로나19후유증으로 일상복귀에 어려움을 겪거나 재감염으로 다시 격리생활을 하면서 심한 우울감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강섭 교수는 “특히 겨울에는 일조량 감소로 일시적 우울감을 겪을 수 있는데 코로나19로 고립이 장기화되면 불안‧우울감이 심화될 수 있다”며 “직접접촉은 어렵더라도 지인들과의 전화, 메신저를 통해서라도 소통을 유지하고 운동 유튜브 등을 보면서 집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애써 숨길 필요는 없다. 즉 남들은 다 멀쩡히 생활하는 것 같은데 나만 비정상은 아닐까 고민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불안이라는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반응으로 억지로 숨기거나 줄이려고 애쓰면 오히려 몸과 마음건강을 더 크게 해친다”며 “불안감을 인정하고 이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현장경험자, 트라우마 심각

올해는 장마철도 아닌데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서울의 중심지가 침수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집중호우 같은 자연재난 역시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압도적 불안감, 수면장애, 우울장애, 호우 관련 일기예보만 나오면 발생하는 두려움, 무력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직접 피해를 보거나 현장경험자들은 이 증상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집중호우가 크게 걱정된다면 대처계획을 미리 수립해 가족, 이웃과 공유하면서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다. 또 SNS보다는 기상청을 통해 날씨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인다. 혼자 생활하는 경우 가족이나 친구와 꾸준히 연락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빨리 치료받아야

또 이태원 참사처럼 심각한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문제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대표적이다. 이는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공포감, 고통이 지속되는 것으로 증상이 심하고 만성화되기 쉬워 조기진단·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고 후 일주일이 지나도 공포감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를 잃어 상실감이 큰 경우 우울장애도 동반될 수 있다. 우울감과 무기력감, 식욕‧체중변화, 수면장애, 피로감 등이 최소 2주 이상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오강섭 교수는 “누구나 충격적인 일을 당하면 스트레스반응으로 여러 정신적 증상을 겪는데 이로 인해 충분히 쉬지 못하면 결국 신체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 역시 일상복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뉴스나 SNS를 통해 공유되는 현장영상을 멀리 하고 자신의 일과 여가생활에 집중해야 우울감과 슬픔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한편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https://nct.go.kr/)에서는 ▲각종 재난상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신건강질환정보와 ▲자신의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설문지 ▲혼자 해볼 수 있는 마음안정화기법(복식호흡, 심호흡, 착지법 등)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태원사고와 관련해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는 주변 정신건강복지센터 연락처도 확인할 수 있으며 전문가 상담도 바로 신청 가능하다. 아직 일상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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