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본인 외에 가족들까지 큰 슬픔과 고통에 빠뜨린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치매환자 못지않게 보호자 및 가족구성원의 행복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족, 치매 수용하고 공부 필요

치매환자가족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치매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따라서 치매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장기간의 보호를 대비해 가족의 보유자산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치매안심센터,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파악도 중요하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박건우 교수는 “가족이 치매환자임을 수용하고 치매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며 “친인척, 주변지인들에게 치매사실을 알리고 의사나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매는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한 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따라서 남의 문제가 아니며 숨길 이유는 더욱 없다. 무엇보다 집안에 치매환자가 발생하면 주변에 명확히 알리고 서로 도울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가족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치매 앓기 전 집안구조 유지

치매환자는 보통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지 않는 대신 과거정보는 비교적 남아있다. 따라서 가급적 집안구조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단 위험한 구조물은 치우고 화장실스위치 등은 자동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매환자와 함께 살던 보호자가 힘들 것으로 판단해 형제·자매 등 다른 가족이 돌아가며 돌보는 행동도 환자에게 좋지 않다. 치매환자는 이전에 같이 살았던 가족과 계속 살면서 대신 다른 가족이 경제적 지원 및 자주 보호자 집에 들러 수발을 드는 것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더 도움이 된다. 또 수시로 보호자가 쉴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주는 것이 가장 좋다.

■감정 최대한 배제하고 환자 대해야

치매환자를 보살피기 가장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다. 보호자는 환자에게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고 싶지만 환자들에게는 정보보다 감정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만일 보호자가 정보를 제공하면서 화를 낸다면 환자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따라서 보호자는 감정을 분리하고 환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보호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박건우 교수는 “치매는 아는 만큼 보인다”며 “무엇보다 보호자 자신의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휴식이 중요한데 이것이 주변 네트워크 구성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는 의사처럼 증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옛 모습과 현재 모습을 비교하지 않으면서 환자가 기억을 못하는 행동 자체를 치매증상으로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IP. 치매가족 및 보호자지원사업(출처=치매안심센터)

안훈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