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흉부절개 없는 타비시술 적합”
“고령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흉부절개 없는 타비시술 적합”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11.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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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진옥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정진옥 교수는 “타비는 흉부절개 없이 허벅지 동맥에 도관을 삽입하는 ‘시술’로 합병증 위험이 낮고 회복도 빠르다”며 “최근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많은 고령층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진옥 교수는 “타비는 흉부절개 없이 허벅지 동맥에 도관을 삽입하는 ‘시술’로 합병증 위험이 낮고 회복도 빠르다”며 “최근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많은 고령층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심장은 평생 쉼 없이 달리는 기관이다. 주먹보다 약간 큰 심장은 리드미컬한 박동을 통해 자신보다 몇십 배 큰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심장도 노화를 피해 갈 수는 없다. 대표적인 질환이 ‘대동맥판막협착증’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판막이 노화로 닳거나 좁아져 굳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약물로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협착이 진행된 중증의 경우 2년 내 사망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기 때문에 수술, 시술 같은 적극적 치료를 통해 노화된 심장판막을 교체해야 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중증도 이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 보니 결국 심장질환 중 국내 사망원인 2위의 무서운 질환이 됐다. 다행히 최근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TAVI)처럼 효과적인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고령층환자에게 한 줄기 빛이 됐다. 이에 정진옥 충남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나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최신치료지견에 대해 들었다.

-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어떤 질환인가.

심장에서 혈액을 온몸으로 내보내는 대동맥판막이 점차 굳어지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80~90%는 노화가 원인이다. 대동맥판막은 1분에 80번 정도 운동한다. 하지만 판막도 기관이다 보니 노화로 인해 두꺼워지고 석회화되며 대동맥판막협착증이 발병한다. 우리나라도 인구고령화로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10년간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는 4배 이상 급증했고 70세 이상 고령환자가 70% 이상이다. 노인인구가 많은 대전·충남지역에서도 5년간 1603명에서 2125명으로 증가했다.

-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어떻게 발견하고 진단하나.

대동맥판막협착증은 ▲흉통 ▲실신 ▲호흡곤란 등 3대 증상이 있다. 이중 흉통은 심근경색의 증상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에 온다. 하지만 호흡곤란은 단순노화로 치부하기 때문에 방문율이 낮다. 다행히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은 간단하다. 청진을 통해 잡음이 쉽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판막이 매우 좁아져 혈액이 힘겹게 통과하는 듯한 ‘쉬익쉬익’ 소리가 난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심장초음파가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이전보다 빨리 진단되는 경향이 있다.

- 효과적인 약물이 없는데 치료방법은.

지금까지 다양한 약물이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거쳤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노화를 100% 예방할 수 없는 것처럼 대동맥판막협착증치료제가 없는 것도 현대의학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완치를 위해서는 노화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대동맥판막치환술(이하 SAVR)’과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이하 타비)’을 고려해야 한다. SAVR은 심장을 열고 대동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로 환자 대다수가 70세 이상의 고령층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조심스럽다. 반면 타비는 흉부절개 없이 허벅지동맥에 도관을 삽입해 대동맥판막 위치에 새로운 인공판막을 놓는 ‘시술’로 합병증위험이 낮고 회복도 빠르다.

- 보통 몇 세부터 타비시술을 추천하나.

환자나이에 따라 권고되는 치료법이 다르다. 우선 기대여명이 20년이 넘는 65세 이하에서는 한 번의 수술로 치료를 끝내는 SAVR을 추천한다. 반면 75세 이상에게는 타비를 권장한다. 하지만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때 시술에 사용되는 인공판막의 수명이 15년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밸브인밸브(Valve in Valve)시술’을 통해 교체해야 한다. 초고령층인 만큼 재시술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 최근 타비시술에 대한 보험적용이 확대됐다.

과거 타비는 매우 고가의 시술이다 보니 선뜻 환자에게 권유하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5월부터 만80세 이상의 환자 또는 STS점수(심장수술환자의 위험도평가척도)가 8%를 넘는 환자에게는 타비시술 보험적용률이 95%까지 확대됐다. 보험적용 이후 기준에 적합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줄었다. 단적인 예로 타비시술을 희망하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보험확대기준을 충족해 완치한 사례가 있다. 아쉬운 점은 만80세라는 기준이다. 나이는 80세 미만이지만 STS점수가 안 좋은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험적용 확대가 건강보험재정에 악영항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타비시술병원의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오남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시술이 어려운 환자군도 있을 텐데.

이엽성판막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시술이 어렵다. 또 관상동맥의 높이가 너무 낮은 경우, 대퇴동맥의 석회가 심한 경우, 혈관기형이 심한 환자는 정상적인 TVAI시술이 어렵다. 이때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흉부외과와의 협진이 필수인데 우리 병원에서는 쇄골하동맥을 열고 인공판막삽입수술을 진행한 바 있다.

-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환자 대다수는 노인으로 몸이 아프고 불편해 치료를 번거롭게 생각한다. 하지만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수술과 시술이 모든 문제를 100%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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