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벅’ 가려움증, 밤잠 설칠 정도라면 원인 꼭 찾아야
‘벅벅’ 가려움증, 밤잠 설칠 정도라면 원인 꼭 찾아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2.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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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질환 외 다양한 전신질환, 정신질환으로도 발생
노화도 영향…나이 들수록 건조하지 않게 관리해야
초기에 치료하면 예후 좋아…생활환경·습관도 중요
지속되는 가려움증을 방치하면 피부가 두꺼워질 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감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가려움증이 심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피부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고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실내 난방까지 가동하게 되면서 공기가 한층 건조해졌기 때문. 그런데 일시적이 아니라 가려움증이 너무 심해 밤잠을 설치는 등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병원 진료를 통해 원인을 꼭 찾아야 한다. 생각보다 많은 질환들이 가려움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선 가려움증은 많은 피부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피부건조증, 접촉피부염, 건선, 곤충물림, 옴 등이 대표적이다. 전신질환도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만성신장질환, 만성간질환, 담즙정체,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 및 저하증, 고형암, 백혈병, 림프종, 빈혈 등 매우 다양하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최미라 교수는 “일반적인 가려움증과 면역력의 연관성은 크지 않지만 림프종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인 경우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며 “또 폐쇄성황달이 동반된 만성간질환자에서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C형간염 또한 가려움증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하지의 정맥 고혈압이 있는 경우 안쪽 복사뼈 쪽에 울체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색소침착 및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며 “다만 피부질환 없는 하지정맥류 자체가 가려움증을 유발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경학적 원인인 다발성경화증, 이상감각등신경통, 대상포진 등도 가려움증을 유발하며 강박반응성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정신질환도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나이 역시 무시 못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피부장벽기능이 떨어져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여러 습진성 피부질환이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러 약제를 복용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가려움증은 전신에 나타날 수 있지만 특정부위만 가려울 수도 있다. 증상은 밤에 심해지는데 몸에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체내 화학물질이 증가하는 반면, 염증반응 및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호르몬분비는 줄기 때문이다.

가려워서 손으로 피부를 마구 긁은 경우(왼쪽)와 만성신장질환에 동반된 결절성 가려움증(사진=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김혜성 교수는 “가려움증은 밤 시간, 따뜻한 환경, 스트레스 및 불안상태에서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무엇보다 계속 긁거나 문지르면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태선화, 구진이나 결절모양으로 두꺼워지는 결절성 양진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지속돼 일상에 영향이 크다면 빨리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피부과에서는 원인피부질환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피부조직검사, 일반적인 혈액검사 및 세균 진균배양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으며 최근 복용한 약물이 있다면 약물 복용력을 확인한다. 원인 피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전신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검사를 시행한다.

가려움증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스테로이드 등 국소 도포제를 바르는 방법, 쿨링효과를 주는 멘톨로션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가려움증 개선에 효과적인 생물학적제제 관련 연구결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김혜성 교수는 “가려움증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증상조절에 초점을 맞추면서 원인이 명확하다면 이를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받으면 예후가 훨씬 좋기 때문에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변 환경과 생활습관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피부를 시원하게 하고 양모 등 자극적인 섬유 대신 면 옷을 입는다. 뜨거운 물로 자주 씻거나 때를 심하게 밀지 않아야 하며 목욕 후에는 전신에 고루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와 과음 역시 가려움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피해야 한다.

또 긁는 행위 자체가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긁기보다 차가운 수건을 올려놓거나 손바닥으로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손톱을 짧게 유지하고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고려해 장갑을 끼는 것도 방법이다.

최미라 교수는 “무엇보다 가려움증이 지속되면 수면장애, 우울감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원인질환이 없어도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이 들수록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본인이 병원 진료가 필요한 정도인지 잘 파악해 늦지 않게 피부과를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Tip. 가려움증 자가진단 리스트

※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가려움증에 대한 원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 6주 이상 가려움이 지속된다.

- 가려움증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 긁어도 해소되지 않는 가려움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 긁은 부위의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결절이 생겼다.

-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도 가려움증이 좋아지지 않는다.

- 피부는 멀쩡한데 가려움증만 극심하게 나타난다.

- 가려움증과 함께 체중 감소, 어지럼증, 피로, 심한 갈증, 황달 등의 증상이 있다.

- 함께 사는 가족이나 동거인도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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