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한파가 지속되면서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혈압이 오르고 혈관은 수축하면서 심장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심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이미 많이 좁아지고 딱딱해진 상태(동맥경화)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노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혈관도 탄력이 떨어지는데 관상동맥의 동맥경화성 변화는 20대 초반부터 차츰 진행된다. 여기에 흡연,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등의 위험요인이 더해지면 이 변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젊은층도 안심해선 안 되는 이유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태오 교수는 “만일 혈관 면적의 70% 이상이 좁아지면 협심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혈관이 막혀 심장근육에 혈액이 아예 공급되지 못하면 심근이 괴사돼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골든타임 내 치료해야 하는 응급질환”이라고 말했다.

반면 협심증은 어느 정도의 혈류는 유지되기 때문에 이때 조기 진단‧치료해야 급성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협심증의 주요 특징을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협심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통증(흉통)이다. 환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가슴이 뻐개지고 벌어지는 거 같다’ ‘가슴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느낌이다’ ‘숨이 차다’ 등으로 증상을 표현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특징은 이러한 증상들이 쉬거나 가만히 있을 때는 안 나타나다가 계단을 오를 거나 운동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차가운 날씨에 노출될 때, 흥분한 경우 등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우리가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할 때는 심장근육에 많은 산소가 필요한데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이를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면서 가슴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김태오 교수는 “하지만 병이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지속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며 “이때는 심근경색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은 위급한 상황으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안정을 취하면 괜찮아지는 안정형 협심증과 달리 쉴 때도 통증이 발생하는 불안정형 협심증도 있어 평소와 달리 가슴의 불편함을 느낀다면 우선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협심증 흉통으로 의심되면 심장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흉통이라고 모두가 협심증은 아니며 신경증, 위장질환, 근육통도 흉통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우선 협심증으로 의심되는 경우 심전도, 심장초음파, 핵의학 영상검사 등을 진행한다. 최근에는 관상동맥 단층 촬영검사(CT)를 통해 관상동맥의 협착이나 석회화 정도를 확인한 후 협심증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협심증으로 진단되면 병의 진행 정도와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정한다. 김태오 교수는 “병의 정도가 경미해 약물치료를 통해 흉통 조절이 가능하면 시술이나 수술 없이 약물치료를 지속한다”며 “하지만 관상동맥 협착 정도가 심해 약물로 흉통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환자의 증상을 조기에 완화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혈관을 뚫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또는 좁아진 관상동맥을 대체할 수 있는 혈관을 연결,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활 속에서는 협심증의 위험인자를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날이 추울 때는 갑자기 찬 기운에 몸이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 시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고 약물치료 중이라면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 흡연은 혈관을 병들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금연은 필수다.

장인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