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관리’ 필요한 소아암경험자, 시기별 건강관리시스템 뒷받침돼야
‘평생 관리’ 필요한 소아암경험자, 시기별 건강관리시스템 뒷받침돼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2.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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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소아암경험자 부모 암경험자 전문관리현황 만족도 등 조사
송윤미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 번 큰 질병을 겪고 나면 건강을 더 바짝 관리하게 된다. 특히 의료기술 발달로 암 생존율이 증가하면서 암환자들은 치료 이후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고자 하는데 어린 나이에 암이 발병한 소아청소년환자(이하 소아암경험자)라면 더 오랜 기간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암경험자들은 성장하면서 신체적·심리적·사회기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건강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질병 치료 이후 더 세심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체계적인 건강관리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소아암경험자들은 성인이 돼서도 소아청소년 종양전문의들에게 후속 진료를 받는 등 특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소아암경험자 관리가 일찍부터 시작된 미국에서조차 실제 성인으로 성장한 소아암경험자 중 1/3만 생존 후 관리를 받는다고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암 후속진료에 대한 소아암경험자들의 솔직한 생각과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팀은 소아암경험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2017년 10월~2020년 3월 사이 후속진료를 위해 내원한 소아암경험자 부모 보호자들 4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실제 소아암환자들에 대한 치료방식은 장기간 부모 보호자들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암경험자 전문관리현황 만족도’와 ‘암경험자 연계관리시스템에 대한 인식’ 등 크게 2가지에 대한 물음이 진행됐다.

먼저 ‘암경험자 전문 관리 현황 만족도’는 완치 후 치료 내용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매겼다. 치료 내용은 ▲일차암 후속 감시 ▲암 치료 이후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리 ▲암과 무관한 증상들에 대한 관리 ▲생활방식 ▲동반질환 ▲심리적 문제 ▲백신 접종 ▲이차암 검사로 총 8가지로 나눴다.

가장 높은 만족도는 일차암 후속 감시 (매우 만족 51.9%, 만족 41.2%), 암 치료가 이후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리(매우 만족 35.3%, 만족 41.6%), 백신 접종 (매우 만족 22.7%, 만족 39.9%) 순이었다.

가장 불만족한 치료 내용은 이차암 검사 (매우 불만족 45.9%, 불만족 16.2%), 심리적 문제 (매우 불만족 42.4%, 불만족 21.8%), 동반질환 (매우 불만족 24.7%, 불만족 17.9%) 순이였다.

‘암경험자 연계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인식 조사’는 암경험자 전문관리현황에 대한 만족도 결과와 연관됐다. 암경험자 연계관리시스템은 담당 의료진 간에 환자를 연계 진료하는 방식으로 의료진을 종양전문의·일차의료기관 의사· 의료기관 근무 가정의 또는 내과일반의 3군으로 나눴다.

응답자 중 약 80%는 암경험자 연계관리시스템이 실제 도움된다고 답변했다. 반면 치료 내용에 따라 의료진 선호도는 달랐다. 현재 만족도가 높은 일차암 후속 감시와 암 치료 이후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리는 약 90% 응답자가 종양전문의를 선호했다.

암 치료 후 5년 이상 지난 환자들은 이차암 검사, 백신 접종, 심리적 문제에 대해 일차의료기관 의사에 대한 선호도가 종양전문의보다 2~3배 더 높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백신 접종 부문에서 의료기관 근무 가정의나 내과일반의 선호도가 종양전문의보다 2.1배 더 높았다.

연구내용을 종합 분석한 결과 현재 종양전문의가 진료를 주도하는 만큼 치료 내용 만족도와 비례하게 의료진 선호도도 종양전문의가 높았다. 반면 직접적인 일차암 관리 외 건강관리를 위한 치료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로 일차의료기관 의사 선호도가 높았다.

백신접종 치료는 현재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으나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들은 접종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자주 만나기 어려운 종양전문의나 일차암 외 건강관리에 선호도가 높은 일차의료기관 의사보다 의료기관 근무 가정의나 내과일반의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다.

송윤미 교수는 “현대의학이 질병을 고치는 일차적 의료 목적을 높은 비율로 달성하고 있지만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 건강관리와 예방 시스템 또한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할 시기”라며 “특히 소아암경험자들은 소중하게 지켜낸 생명인 만큼 보다 세심한 관심 아래 ‘시기별로 적합한 관리’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암 생존 저널(Journal of Cancer Survivorship)’ 최근호(IF 4.062/2021년 기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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