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도 아름답게 매듭지어졌으면”
“삶의 마지막도 아름답게 매듭지어졌으면”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2.12.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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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의원, ‘죽음,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 개최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의 웰다잉 정책과 향후 과제’ 논의
토론회 단체사진
오늘 국회에서는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웰다잉 정책의 필요성과 향후 과제를 의논하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고령사회’ 진입 후 저출생·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올해 고령인구가 901만8000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5년에 ‘초고령사회’ 진입이 전망되며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격한 인구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정부 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대갈등을 포함, 정치·사회적 갈등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하며 ‘초고령다사(多死)사회’에 맞는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늘(21일) ‘죽음,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영석 의원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서영석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웰다잉 캠페인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안착되고 올바른 인식이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서영석 의원은 “지난 3년간 코로나 정국으로 인해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몰두해 웰다잉(Well-Dying)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었다”며 “코로나를 겪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이 돌봄체계 구축이다. 돌봄체계가 무너지면 사회시스템이 무너진다”며 돌봄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결국 돌봄체계의 끝은 어떻게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이다. 빠르게 초고령사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화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며 “지난 4년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만들며 존엄한 죽음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서영석 의원은 각 병원마다 임종실을 마련하도록 하는 법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며 축사를 마쳤다.

토론회에 함께한 인재근 의원은 “웰다잉 전도사 역할을 하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국회캠페인 계획, 웰다잉 기본법안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법, 제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 김명희 원장은 “처음에는 노인종합복지관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만 55개소가 등록기관으로 신청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연명의료결정제도와 웰다잉 문화 확산이 노인종합복지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주제발표
서이종 교수는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해 법제도 개선, 호스피스완화 의료체제 전환 등을 주장했다.

축사에 이어 서울대 사회학과 서이종 교수(웰다잉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가 ‘웰다잉, 웰다잉 정책, 그리고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의 웰다잉 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서이종 교수는 “웰다잉은 의미 있고 가치 있으며 아름답게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웰다잉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뿐 아니라 생애말기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죽음을 금기하는 문화가 강하고 특히 가족이나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을 강요한다. 따라서 자녀 등을 위해 자신의 생애말기에 존엄한 삶을 희생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의 웰다잉 정책을 위해서는 의료 및 간병 등 지속가능한 사회·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해야하며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웰다잉 정책을 시급한 국정과제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사례발표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 하늘소풍’을 주제로 김포시 노인종합복지관 정성희 사회복지사가 맡았다.

정성희 사회복지사는 “웰다잉 교육을 통해 어르신들이 삶의 회고 및 정리, 품위 있는 죽음준비, 가족과의 사별 이해, 행복한 노년계획 수립 등을 교육했다”며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수용 향상, 죽음준비를 통한 자기결정권 강화, 긍정적 웰다잉 문화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패널토론
패널토론에서는 웰다잉 교육의 현황, 웰다잉 문화의 확산, 웰다잉 정책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발표 후 진행된 패널토론은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 이호선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토론은 ▲한서대 사회복지학과 한정란 교수가 ‘웰다잉 교육과 웰다잉 문화’ ▲각당복지재단 오혜련 회장이 ‘웰다잉 교육의현황 및 발전방향 모색’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조정숙 연명의료관리센터장이 ‘연명의료결정제도 현황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정란 교수는 “웰다잉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좋은 죽음’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필요하다”며 “특히 연명치료와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국민정서와 제도적 기준 간 간극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삶, 노화, 죽음에 대한 통합교육을 확대하고 기초연구, 관련통계, 전문인력 양성 등 전문성도 제고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세웠다.

또 오혜련 회장은 웰다잉 정책의 발전방향을 강조하며 “죽음준비는 노년기뿐 아니라 전 연령대에 필요하다”며 “학교에서 웰다잉 교육을 받고 올바른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갖추는 것은 평생을 살아가는 데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이론교육과 실제교육이 병행돼야 하며 특히 웰다잉 교육 강사양성 프로그램과 일반인 대상 교육이 구분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조정숙 센터장은 “실제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70·80대 어르신들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며 “어르신들이 삶을 잘 마무리하고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 확대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 확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사 확충,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인지도가 높은 이해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사업 전개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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