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파고든 마약, 더이상 방치 안 된다
일상 파고든 마약, 더이상 방치 안 된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12.29 10: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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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신종마약…침투 무방비
온라인서도 쉽게 구매 ‘혼란 가중’
담당기관 통합·관런법 개성 시급
마약류관리법에 속하지 않은 신종마약들이 개발되고 거래방법 역시 추적이 어려워지면서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마약류관리법에 속하지 않은 신종마약들이 개발되고 거래방법 역시 추적이 어려워지면서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일 마약류 관련 기사로 시끌시끌하다. 연예인 마약투여사건, 10·20대 마약범죄 증가 등 이제 우리나라도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실제로 식약처가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진행한 2차 ‘하수역학기반 신종·불법마약류 사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규모 하수처리장 27곳에서 필로폰 등 불법마약류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마약류관리법에 해당되지 않은 신종마약들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성범죄에 사용되는 무색·무취 ‘GHB’

일명 ‘물뽕’이라고 불리는 감마히드록시뷰티르산(이하 GHB)은 2016년 클럽 ‘버닝썬’사건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GHB는 효과가 매우 빠르다. 무색, 무취, 무미로 알아차리기 힘들고 반감기가 30~60분 내외로 매우 짧은 데다 술과 함께 복용 시 30분~1시간 30분 내에 소변으로 빠져나가 추적이 어렵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GHB 성범죄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것은 단 1건뿐이다.

이에 2001년 개최된 제44차 유엔 마약위원회에서는 GHB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했으며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추가했다. 문제는 GHB유통이 어렵게 되자 범죄자들이 GHB의 원료인 감마부티롤락톤(이하 GBL)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GBL은 위장과 혈액 내에서 GHB로 변환되면서 더 강력한 효과를 낸다. 결국 식약처는 1월 GBL을 3년간 1군 임시마약류로 지정했다. 단 GBL이 산업현장에서 페인트 세척 등에 사용되는 만큼 산업용 GBL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다.

하지만 GBL은 산업용이다 보니 쉽게 구매할 수 있고 1군 임시마약류인 GBL을 소지·사용·운반·관리한 자는 최소 1년~30년 징역에 처하는 데 비해 GHB를 소지·관리한 자의 징역은 5년 이하로 법적 간극이 크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처럼 GBL의 유통과 매매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은 제조·유통·수출을 24시간 관리하며 프랑스는 일반대중의 소지 자체가 불법이다. 일본 역시 GHB와 GBL의 성범죄악용을 막기 위해 이 약품들이 액체와 결합했을 때 색이 변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승재현 선임연구원은 “GHB와 GBL은 생체에 존재하는 내인성물질로 검출이 어렵다”며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약물사용에 가중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이를 사용한 경우 처벌기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버젓이 돌아다니는 ‘마약류제품’

범죄자들은 법망을 피해 끊임없이 신종마약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전자담배의 액상형 ‘대마카트리지’와 ‘야바’ 등이다. 대마카트리지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구글에 ‘대마카트리지 구매’라고만 검색해도 텔레그램을 이용한 구매방법 등이 나오기 때문. 또 마약탐지견으로도 적발하기 어렵다. 게다가 텔레그램은 IP추적이 어렵고 지불도 코인 등 가상자산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적하기 쉽지 않다.

야바는 합성대마다. 합성대마는 대마초와 성분이 다르지만 각종 환각성분을 혼합해 비슷한 효과를 낸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국내로 몰래 들여온 신종마약을 동료 외국인노동자에게 판매하는 태국 국적의 불법체류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지만 신종마약의 경우 마약성분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적발해도 처벌이 쉽지 않다.

악의적인 목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대형 인터넷 쇼핑몰업체에서 대마 관련상품(▲젤리 ▲음료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오일 등)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단순젤리인 줄 알고 구매했다가 적발 시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

이범진 마약퇴치연구소장(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은 “마약구매루트가 IP추적이 어려운 다크웹, SNS에 집중돼 있어 단속이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마약 관련기관이 경찰, 관세청, 식약처 등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고 해외직구의 경우 ‘소비자가 조심해야 한다’라는 기조를 갖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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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수 2023-01-18 14: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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