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또 다시 새 역사…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또 다시 새 역사…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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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달성을 기념, 지난 기념식을 열었다. 김희제 혈액병원장(오른쪽에서 일곱 번째), 민창기 교수(왼쪽에서 아홉 번째), 조석구 교수(왼쪽에서 일곱 번째), 1만번째 이식 환자 안종식 씨(꽃다발 든 환자 중 맨 왼쪽), 임종선 씨(9999번째 이식, 환자 중 맨 오른쪽), 유은순 씨(1만1번째 이식, 환자 중 가운데)를 비롯한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을 나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난치성 혈액암 치료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1983년 국내 처음 급성림프구성백혈병환자의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를 달성한 것.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혈액암환자를 위한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지속, 난치성 혈액암치료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더욱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악성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환자에게 고용량 항암화학요법 또는 전신 방사선 조사를 통해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주는 치료법이다.

크게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 이식과 자기 것을 냉동보관 후 사용하는 자가 이식 두 가지로 나뉜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은 항암치료 후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체외로 채집해 냉동보관 했다가 고용량 항암치료 후 해동해 주입하는 것으로 동종 이식과는 달리 이식편대 항종양효과는 없으나 항암치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1983년 김춘추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동종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어 타인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 조혈모세포이식(2001년) 등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또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가진 환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 후 간이식을 성공했고 2012년 신장 및 조혈모세포이식을 동시에 이식하는 등 고난이도 치료를 선도해왔다.

이러한 성과로 혈액병원은 그동안 다른 국내외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 의뢰한 환자들이 몰려 ‘혈액암의 4차 병원’으로 인식돼 왔다. 실제로 전국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약 20%(2019년 21.5%, 2020년 19.7%, 2021년 18.2%)가 서울성모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특히 자가 이식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가 전체 이식의 74.2%(2022년 12월 누적 총 7,433건 : 제대혈 이식 329건, 가족사이 절반일치이식 1,196건, 비혈연이식 2,508건, 형제이식 3,400건)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국내 빅5 병원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 중 서울성모병원이 42.9%(431건)를 차지했으며 질환별로 살펴보면 급성골수성백혈병이 3315건으로 가장 많고 급성림프모구백혈병 1796건, 다발골수종 1286건, 재생불량빈혈 990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783건, 비호지킨 림프종 765건, 만성골수성백혈병 472건, 골수증식종양 119건, 기타 491건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CAR-T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노바티스사와 지난해 3월 20일 최종협약을 완료하고 세포면역항암치료제인 ‘킴리아’ 치료제를 진행 중이다.

CAR-T는 암의 살상능력이 있는 T면역세포를 키메릭수용체(CAR)로 불리는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종양세포를 보다 강력하게 사멸시킬 수 있는 최신 세포치료의 일종이다. 암세포만 공격하는 선택적이고 강력한 치료로 특히 난치성 혈액암환자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킴리아는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후 재발/불응성을 나타낸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BLBCL)과 25세 이하의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국내 최초로 대학기관 내에 세포치료를 위한 필수시설인 세포처리시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 의약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제조 및 관리 기준)를 구축했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면역세포치료제 및 줄기세포활용 연구를 수행해왔다.

김희제 혈액병원장은 “이번 서울성모병원 가톨릭혈액병원의 기념비적인 단일기관 1만례 조혈모세포이식 성취는 우리나라 선진 이식의학 분야의 발전을 주도한 찬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함께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래지향적인 최첨단 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아픈 육체와 마음까지도 치유하시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길이 고양하고 더욱 더 치유의 기쁨을 크게 전달하는 혈액질환 치료의 세계적인 전문치료메카로 거듭날 것임을 다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1만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21일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환자 안종식 씨(47·남)다. 안종식 씨는 지난해 5월 다발골수종으로 진단을 받은 뒤 관해유도 항암치료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현재 치료반응이 매우 양호한 상태로 이식 후 완전관해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는 안 씨는 퇴원 후 유지요법을 진행하며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주치의 민창기 교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다발골수종에서 중요한 일차 표준치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신약들이 이식 전후에 병용되면서 치료효과가 매우 향상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앞서나가는 혈액병원에 큰 자부심을 갖고 환우 분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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