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부터 우울했던 당신…식욕·수면욕구까지 늘었다면?
가을부터 우울했던 당신…식욕·수면욕구까지 늘었다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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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우울증’일 가능성 높아
정확한 진단 후 관리법 찾아야
가을부터 우울감이 밀려오다 겨울이 되니 식욕과 수면욕구마저 늘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겨울철 우울증을 의심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환절기는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적응하느라 부단히 애를 쓰는 시기다. 이때 기분마저도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데 만일 계절의 영향에 지나치게 예민해 일상생활까지 힘들다면 ‘계절성 우울증(계절성 정동장애)’을 의심해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우울감의 발현과 호전이 특정 계절 변화와 관련돼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우울증 하면 가을을 떠올리지만 계절성 우울증의 대표적인 형태는 바로 ‘겨울철 우울증’이다. 겨울철 우울증은 추위보다는 일조량 감소, 즉 해가 짧아지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태현 교수는 “햇볕을 덜 받으면 체내에 비타민D가 줄어드는데 비타민D는 기분, 식욕, 수면조절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세로토닌 합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은 겨울철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과는 다른 성호르몬 분비체계, 즉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뇌하수체 자극호르몬 분비와 관련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겨울철 우울증은 그 특징을 잘 알아두면 조기 발견·치료할 수 있다. 의욕이 없고 몸이 처지는 일반적인 우울증 증상 외에 환자들은 식욕과 수면욕구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을부터 우울해지는 느낌을 받기 시작하다 겨울이 되면 식욕이 늘고 잠도 많이 자는데 기운이 자꾸 빠져 피로감을 주체할 수 없다면 겨울철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밥, 라면, 빵을 비롯해 단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데 잠들기 전 식욕 증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에 야식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결국 체중증가로 이어진다.

수면욕구가 크게 증가하는 것도 특징.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자고 싶지만 아무리 많이 잠을 자도 피로는 풀리지 않고 몸이 납덩이처럼 굳어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에 자연스레 만사가 귀찮고 짜증도 늘게 된다.

위와 같은 증상이 두드러져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겨울철 우울증으로 진단되더라도 증상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하태현 교수는 “특히 겨울성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와 관련 있다고 보기 때문에 중증인 경우 날마다 일정시간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추천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오르는 낮에 잠깐이라도 걸으면서 햇볕을 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또 가족들과 30분간 대화하거나 음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형근 교수는 “우울증의 중요한 치료법은 행동 활성화기법으로 기분이 나아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밖에 우울증에 가장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많은 치료법은 운동”이라며 “심박수와 호흡수가 빨라지고 몸이 덥다고 느끼는 강도로 매주 3회 이상, 한 회 30분 이상, 9주 이상 운동을 하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겨울이지만 기온이 오르는 낮에라도 이를 꾸준히 실천해 규칙적인 운동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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