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항암신약 병합요법 효과 ‘첫’ 입증
서울성모병원,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항암신약 병합요법 효과 ‘첫’ 입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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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병원 조병식 교수팀, 베네토클락스+데시타빈 효과 발표
데시타빈 단독치료군과 비교해 중앙생존기간 향상 등 밝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혈액내과 조병식 교수팀이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의 항암신약 병합요법 효과를 첫 입증해 표준치료가 어려웠던 노인환자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인구고령화로 혈액암, 그중에서도 급성골수성백혈병 발병률이 늘고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평균 발병연령이 65~67세로 노인에서 호발하지만 문제는 고령층의 경우 젊은 환자들이 받는 표준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아 치료 선택지가 적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앙생존기간이 10개월 미만으로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였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 의료진이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 노인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과 그에 대한 효과를 확인, 의료현장에 희망을 선사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혈액내과 조병식(교신저자)·곽대훈(제1저자) 교수팀이 백혈병 신약 베네토클락스와 항암제 데시타빈의 병합치료요법 효과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은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에서 데시타빈 단독 치료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치료효과에 대한 성향점수 매칭 코호트에서의 비교 (Venetoclax with decitabine versus decitabine monotherapy in elderly acute myeloid leukemia: a propensity score-matched analysis)’라는 제목으로 12월 19일 네이처 출판 그룹의 국제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2021 JCR IF 9.812 / 5년 IF 11.680)’에 게재됐다.

최근 노인 급성백혈병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메틸화 억제제(hypomethylating agent)와 B-cell lymphoma-2 단백(BCL-2)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 베네토클락스(venetoclax)의 병합 치료법이 도입됐다. 미국 FDA는 이 병합치료법이 3상 임상시험에서 보인 메틸화 억제제 단독치료 대비 뛰어난 효과를 바탕으로 2020년 표준항암요법이 불가능한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에서 메틸화 억제제(아자시티딘, 데시타빈)와 베네토클락스의 병합요법을 1차 치료요법으로 승인했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은 메틸화 억제제 중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를 병합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아자시티딘 단독치료군과 비교해 그 성적을 확인했고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메틸화 억제제인 데시타빈와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에 대해서는 데시타빈 단독치료 대비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

이러한 사실에 착안해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데시타빈 단독 또는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5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304명을 대상으로 연구의 비뚤림을 보정하기 위한 1:1 성향점수 매칭 (propensity score matching) 코호트를 구성한 뒤 두 치료약의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효과가 데시타빈 단독치료보다 우월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데시타빈 단독치료 환자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8.3개월이었던 반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13.4개월이었다. 형태학적으로 백혈병 세포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 이상의 반응률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 군에서 70.3%에 달해 데시타빈 단독 치료의 24.3%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또 연구팀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을 받은 환자의 약 30%가 성공적으로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이식 후 1년 이상 생존율이 80%에 달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치료가 노인 급성백혈병환자에서 완치의 길을 열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곽대훈 임상강사는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는 데시타빈 단독치료 대비 뛰어난 치료효과를 보였으며 이는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와 비견할 만하고 또 환자의 급성골수성 백혈병 세부 타입, 유전자 돌연변이의 상관 없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효과가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과 비슷함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 연구는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효과를 데시타빈 단독치료와 직접 비교한 최초의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병식 교수는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실제 환자들에서 메틸화 억제제와 베네토클락스의 병합요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유도함으로써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에서 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환자들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문은 포항공대 생물학 연구정보센터 (BRIC)에서 소개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 (한빛사)’'에도 선정됐다. 한빛사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 중 인용지수가 10 이상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저자를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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