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삶의 마무리’…한 번 생각해보셨나요
미리 준비하는 ‘삶의 마무리’…한 번 생각해보셨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1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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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
유성이 지음/멘토프레스/319쪽/1만3800원

4차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AI) 등의 첨단기술이 다양한 산업과 접목되면서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빠른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인간의 존엄성. 특히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삶을 어떻게 하면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매우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홀로 죽음을 맞는 노인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부각, 생애 말기 병든 노인에게 어떤 돌봄이 필요한지 사회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의료기관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통해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당사자 가족이 아니면 그 개념이 막연한 것도 사실이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뤄진 완화의료전문가가 팀을 이뤄 통증 등 환자의 신체적 증상을 적극 조절하고 심리적·사회적인 어려움을 도와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제공하는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이 가운데 생애말기 돌봄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물론, 우리 사회 호스피스·완화의료시스템 환경 구축과 개선 필요성을 고민해볼 수 있는 책 ‘인간적인 죽음’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 유성이는 2007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16년 이상 죽음학을 연구하며 박물관, 호스피스병원, 학교 등에서 죽음과 삶을 성찰하는 교육을 해오고 있다. 홀로 12년을 사신 아버지의 쓸쓸한 죽음을 지켜보면서 노년의 말기 삶과 인간적인 임종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된 그는 마침내 2021년 호스피스병원에 뛰어들며 간병사로서 직접 체험한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그 산물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호스피스병원에서 간병사로서 살펴본 저마다의 사연들을 책에 생생하게 담았다.

총 3부(▲제1부 쌍둥이의 탄생, 부모의 죽음: 최초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기록 ▲제2부 88세 노인의 마지막 인생, 22일 동안의 이야기 : ‘호스피스 간병사’로서의 생생한 기록 ▲제3부 남은 인생,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 마지막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기록)로 구성된 이 책은 생애 말기 돌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또 이를 통해 환자와 가족들이 얻은 선물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한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세계와 이것이 왜 필요한지 독자들로 하여금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하고 나아가 자신 또는 가족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할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고귀한 시간을 선사한다.

가톨릭대학교 정재우 생명대학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생의 말기를 지내는 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담긴 이 책은 ‘돌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고 평했으며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명아 교수(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재무이사)는 “임종을 앞둔 말기환자가 어떻게 편안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이 책은 호스피스·완화의료시스템과 환경 구축에 귀한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했다.

저자 유성이는 “아무리 현대의료가 발전하고 인공지능시대라 해도 한 인간의 존엄성은 불변하다”며 “한 생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소중한 일개인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지닌 채 임종하는 길을 밝히기 위해 ‘생명윤리학(생애 말과 임종)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저자는 자신의 다짐을 기반으로 독자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넨다.

“죽음을 맞이할 때 개인의 바람을 평소 가족에게 말하고 미리 글로 적어두면 좋겠다. 자신이 할 일은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중략) 가장 중요한 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본인의 태도다... (중략) 늘 죽음을 기억하며 삶에서 준비하고 하루를 차곡히 살아야겠다. 인간적인 죽음으로 삶을 완성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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