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건조하다는 우리 엄마, 환절기라 그럴까
자꾸 건조하다는 우리 엄마, 환절기라 그럴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13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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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분비샘 이상으로 인한 ‘쇼그렌증후군’ 의심
안구·구강 건조감 외 관절염, 피부증상도 동반
4050 여성환자 多…예방법 없어 조기진단 중요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나타나는 안구건조와 입마름 증상은 쇼그렌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으로 조기에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이맘때 눈이 뻑뻑하고 입 안이 건조하면 봄 환절기라 그러려니 넘기기 쉽다. 하지만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거나 특히 40~50대 중년 여성에서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권한다. 이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일 수 있어서다.

쇼그렌증후군은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이 발생하는 만성자가면역질환이다. 병명은 1933년 눈과 입이 건조해지는 증상과 류마티스관절염이 동반한 환자를 첫 보고한 스웨덴 안과의사 쇼그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자가면역질환은 외부에서 침입한 항원이 아닌 정상세포를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쇼그렌증후군은 침샘이나 눈물샘처럼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만성염증이 발생, 침과 눈물이 감소해 건조함을 느끼는 것이다.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전과 감염에 대한 이상면역반응, 자율신경계장애, 호르몬 이상등이 발병원인으로 추정된다. 성별에 따른 환자 비율은 남녀 1:9~20 정도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특히 40~50대 중년 여성이 가장 많다고 알려졌다.

쇼그렌증후군이 발생하면 먼저 눈의 각막과 결막을 덮는 상피세포가 파괴되면서 건조 각결막염이 발생하고 침 생산이 감소해 점막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입 안에 작열감이 느껴지며 말을 오래 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진다.

눈물샘과 침샘뿐 아니라 다른 외분비샘의 기능도 떨어지면서 호흡기와 소화기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비강(코안)과 기관지 등 호흡기 점액분비가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호흡기증상이 나타나며 소화액의 분비량이 감소해 음식물이 역류하거나 위염, 소화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외분비샘 외의 증상도 나타나는데 관절염과 피부질환이 대표적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문영 교수는 “쇼그렌증후군환자의 약 절반에서 관절염을 동반하는데 류마티스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류마티스관절염과는 달리 뼈가 깎이는 골 침식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또 햇볕에 민감해지면서 약한 햇볕에도 가려움, 발진 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쇼그렌증후군은 이처럼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 조직검사, 침샘검사, 혈청 내 자가항체검사 등을 진행하며 이 중 일정개수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면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찬희 교수는 “단 구강건조나 안구건조가 모두 쇼그렌증후군 때문은 아닐 수 있다”며 “당뇨나 우울제 약제, 바이러스감염이나 침샘기형 등에서도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서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쇼그렌증후군으로 확진되면 증상에 따른 치료를 시행한다. 이찬희 교수는 “건조증상에 대한 치료는 건조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면서 인공눈물이나 인공 침 등을 사용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관절염 등 전신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사용할 수 있으며 폐 등이 침범되는 경우 글루코코르티코이드나 면역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예방법은 따로 없는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났을 때 조기에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문영 교수는 “특히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입마름이나 안구건조가 나타날 경우 류마티스내과를 찾아 검사받는 것이 좋다”며 “건조함 완화를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며 식후 꼼꼼한 양치질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또 건조함의 원인은 다양한 만큼 평소 먹는 약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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