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심근경색환자, 뇌졸중·심부전 고려해 약제 선택해야
고령의 심근경색환자, 뇌졸중·심부전 고려해 약제 선택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2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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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구로병원 연구팀, 65세 이상 심근경색환자 복용약제별 예후 비교 분석
(왼쪽부터)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윤 교수, 고려대 심장혈관연구소 최병걸 교수, 고려대 의과대학 안우진 군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CEI)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체(ARB)는 혈압을 조절해 고혈압 치료뿐 아니라 심장을 보호하고 기능을 회복시켜 심근경색이나 심부전의 치료에도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제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고령의 급성심근경색환자에서 두 약제의 복용 예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앞으로 심근경색환자의 적절한 약제 선택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윤 교수와 고려대 심장혈관연구소 최병걸 교수 연구팀은 급성심근경색환자의 복용약제별 예후를 분석한 결과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복용한 그룹이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한 그룹보다 뇌졸중과 심부전 발생위험이 각각 62.5%, 47.2%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1년 1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급성심근경색증환자의 예후 및 관리 지표 개발을 위한 전향적 추적 관찰 연구(KAMIR-NIH)’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환자 중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은 65세 이상 심근경색환자 1380명을 복용 약제에 따라 두 그룹(ACEI 복용 그룹 872명, ARB 복용 그룹 508명)으로 나눠 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그룹 환자의 예후를 역확률가중치(inverse probability weighting, IPTW)를 적용해 비교분석한 결과, 뇌졸중과 심부전 발생 환자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각각 1.2%, 2.6%이었던 반면,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각각 2.9%, 4.5%로 나타나 두 그룹 사이의 혈압강하효과 및 혈압조절에서 차이는 없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복용그룹의 뇌졸중(왼쪽) 및 심부전 발생 비교 그래프 

나승윤 교수는 “그간 심근경색증 이후에 사용되는 약제는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두 가지가 일차적으로 선택돼 왔는데 특히 고령환자에서 두 약제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이어 “심근경색 이후의 적절한 약제 선택은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며 “가파르게 증가하는 고령인구를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더 활발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걸 연구교수는 “심근경색증, 고혈압 치료에서 모두 사용되는 두 약제가 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적응증을 세분화해 효과를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 연구의 1저자인 안우진 군(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예정)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환자에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사용의 잠재적 이득에 대해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가 앞으로 임상현장에서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수님의 지도 아래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어 뜻깊고 서툴고 부족한 저를 이끌어 주신 나승운 교수님, 최병걸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연구 소감을 덧붙였다.

한편 본 연구성과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Heart and Vessels’ 최신호에 ‘The impact of angiotensin-converting-enzyme inhibitors versus angiotensin receptor blockers on 3-year clinical outcomes in elderly(≥65) patients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 without hypertension’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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