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마나이프수술, 뇌질환 치료에 더없는 ‘희망’이죠”
“감마나이프수술, 뇌질환 치료에 더없는 ‘희망’이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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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절개, 마취 없이 감마선 이용해 종양 성장 억제
· 종양만 정확하게 집중해 치료…합병증위험 뚝↓
· 수술 위험부담 큰 노인환자의 안전한 선택지

박창규 교수는 “감마나이프수술은 까다롭고 복잡한 뇌질환 치료에 있어 의료진은 물론 환자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며 “감마나이프수술이 적합한 환자라면 용기를 내 적극 치료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료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방사선치료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정상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커 조금씩 나눠서 치료를 시행했다면 현재는 총으로 과녁을 맞추듯 종양에만 집중해 한 번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것.  

특히 전신마취와 절개 없이 진행되는 감마나이프수술이 뇌질환의 최신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뇌질환은 머리를 열고 전신마취하에 진행하는 개두수술에 대한 부담을 피할 수 없는데 이것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대안이 생긴 것이다.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를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 보통 수술 하면 매스(칼)가 떠오르는데. 감마나이프수술은 이와는 좀 다른 것 같다.  

감마나이프수술은 매스가 아닌 파장이 짧은 감마선을 이용해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최신 방사선 치료법이다. 절개와 마취 없이 진행되며 정확히 종양에만 초점을 맞춰 방사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방사선치료에 뒤따르는 합병증과 부작용위험이 적다. 수술 전 검사부터 수술까지 보통 2박3일간 입원해 치료받는다.   

- 절개와 마취과정은 없어도 꽤 정교한 수술계획을 거친다고.  

감마나이프수술은 환자의 CT와 MRI영상을 기반으로 수술계획을 수립한다. 특히 방사선의 조사방향과 범위, 방사선량을 결정하기 위해 종양에 대한 정확한 좌표값을 구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위치를 잡아주는 정위틀을 환자 머리에 고정해 MRI와 CT를 촬영한 후 집도의는 이 영상을 바탕으로 종양에 대한 위치 좌표를 설정한다. 즉 환자의 뇌 영상을 기반으로 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는 좌표값을 구해 방사선 방향과 범위, 방사선량을 계획하는 것이다. 

특히 감마나이프는 돋보기와 비슷한 원리를 적용해 마치 돋보기가 햇빛을 모으듯 좁은 부위에 감마선이 집중하도록 설계됐다. 201개의 작은 구멍이 뚫린 반구형 헬멧을 착용한 후 각각 다른 방향에서 감마선을 쏘아 그 중심에 종양이 위치하게 하면 이곳으로 감마선이 모여 해당 부분만 집중해 치료할 수 있다.  

- 감마나이프수술은 구체적으로 어떤 뇌질환에 적용되고 있나. 

가장 대표적인 뇌질환은 뇌종양이다. 양성·악성 뇌종양뿐 아니라 전이성뇌종양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 또 뇌혈관기형 질환인 동정맥기형삼차신경통 같은 기능성뇌질환 치료에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 경우에 따라 감마나이프수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자도 있을 텐데.

물론이다. 감마나이프수술은 종양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로 모든 뇌질환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종양이 커져 이미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수술해야 정상적으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경우는 양성이면서 종양 크기가 작고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환자다. 특히 감마나이프수술은 한 번만 시행하기 때문에 전이성 뇌종양 같은 다발성 병변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러 군데 퍼진 종양을 일일이 치료할 필요 없이 감마선으로 종양을 정확히 표적해 한 번에 치료하는 것이다. 

- 감마나이프수술이 환자들에게 주는 이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전신마취와 절개과정이 없고 종양만 집중해 치료하기 때문에 한 번만 받아도 효과적이며 몇 번에 걸친 방사선치료에서 올 수 있는 부작용과 합병증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통증이 없어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으며 잠시 중단하고 물을 마시는 등 중간 휴식도 가능하다. 

효과는 6개월 정도 지나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5~7년까지 지속된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감마나이프수술 후 1년마다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뇌부종 예방을 위해 3주간 스테로이드 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는 일상활동하는 데도 큰 제약이 없다. 

다만 동정맥기형 등 뇌혈관 기형질환으로 감마나이프수술을 받은 경우 혈관 파열위험을 고려해 무거운 물건 들기, 소리 지르기, 물구나무 서기 등 뇌압을 올리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 이점이 커도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집도의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일반 수술처럼 눈으로 직접 보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뇌 영상을 기반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 정확한 수술계획 수립을 위해 나이, 병변의 모양, 위치, 크기 등 환자와 관련된 모든 요소를 꼼꼼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수술 시에는 방사선이 주변의 정상적인 뇌신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가장 신경 쓴다. 종양만 집중해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지만 환자에 따라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 특히 경희대병원은 감마나이프수술에 대한 역사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마나이프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1992년이다. 우리 병원은 이 시기 감마나이프기기를 최초로 도입하고 감마나이프센터를 설립해 해당 분야에서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꾸준히 축적했다. 따라서 매우 오래된 환자들, 즉 장기간 추적관찰한 환자 데이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실제 외래진료를 보러 오는 환자 중에서는 10년 이상 된 환자들이 많다.  

- 개두수술보다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방사선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환자들도 있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종양만 정확히 집중할 수 없어 환자들은 물론 의료진도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종양만 정확히 집중해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방사선의 위해가 매우 적다. 특히 감마나이프수술은 전신마취를 동반한 수술에 위험부담이 큰 노인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종양이 작은 초기에 받아야 효과가 좋은 만큼 감마나이프수술이 적합하다고 판단된 환자라면 의료진을 믿고 적극 치료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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