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외상 후 불청객 ‘박리성골연골병변’, 최소침습수술로 일상 활력↑
발목외상 후 불청객 ‘박리성골연골병변’, 최소침습수술로 일상 활력↑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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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형년 교수, 새 수술법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 개발
김형년 교수는 “삔 발목이 나은 뒤에도 걷거나 운동할 때 통증이 있거나 발목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하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뜻해진 날씨와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발목염좌나 골절 같은 부상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발목은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두께가 1mm로 매우 얇아 관절 중 외상 위험이 가장 크다. 게다가 발목염좌나 골절은 박리성골연골병변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제때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며 다 나은 후에도 안심해선 안 된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이 발생하면 대개 수술을 고려하는데 최근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돼 의료현장과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은 발목염좌 및 골절로 인한 연골과 연골 아래뼈가 떨어져 나가(박리)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목이 접질릴 때 연골 부분에 손상이 생기면 연골과 뼛조각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또 과거 당한 발목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거나 단순염좌로 오인해 대증적치료만을 했을 경우 발목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소아는 발목 주변으로 혈액순환이 원활치 않아 외상 없이도 발병할 수 있으며 젊은 연령대일수록 활동량이 많아 발병위험이 높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은 3개월 이상 보존적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병변의 크기가 작으면 관절경을 이용한 미세골절술(미세천공술)로 연골의 재생을 시도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수술법은 병변부위가 관절연골인 초자연골로 재생되는 것이 아닌 섬유연골로 재생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연골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크기가 큰 병변에서는 완벽한 관절연골로 병변부위가 대체될 수 있도록 자가골연골이식술(OATS)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발목 복숭아뼈를 절골하고 잘라서 병변부위를 노출시켜야 가능하기 때문에 절개부위가 크고 무릎연골을 떼어내기 때문에 해당부위가 시리거나 통증이 남을 수 있다.

박리성골연골병변의 기존 수술법(왼쪽)은 절개 부위가 크고 본인의 무릎 연골을 떼어 이식해 염증 및 통증 부담이 큰 반면 김형년 교수팀이 개발한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오른쪽)은 절개 부위가 매우 작고 본인의 탈락된 발목 연골을 사용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후유증이 적다.

최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형년 교수가 새롭게 개발한 수술법은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로 박리된 골연골을 제거하지 않고 고정해 붙여주는 방법이다. 발목 피부 2~3cm 절개만으로 시행 가능하고 무릎연골을 채취할 필요가 없어 복숭아뼈의 절골술 없이 본인의 발목 골연골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후유증이 적고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골연골 모양도 떨어져 나간 본연의 위치에 그대로 잘 맞아 효용성도 높다.

김형년 교수는 “박리된 발목 골연골을 연구해 상태가 양호하다면 제거하지 않고 충분히 재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비교적 나이가 어릴수록 골연골상태가 더욱 양호해 환자의 박리된 골연골을 제거하지 않고 고정해 붙여주는 수술법을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박리된 골연골의 상태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거나 단단하지 않은 경우 잘 붙지 않을 수 있고 병변 아래 뼈의 상태도 중요해 의료진의 판단과 수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특히 성장판이 열려 있는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판 손상 없이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통해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형년 교수가 개발한 이 수술법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정형외과국제학술지인 미국스포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인용지수7.010)에 발표됐다.

또 김형년 교수는 수술 후 우수한 연골의 상태를 MRI와 관절경검사로 확인 후 논문으로 발표했으며 해당 논문은 자연과학분야 SCIE급 국제학술지 및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인용지수 4.997)’에 게재됐다.

김형년 교수에 따르면 26명의 발목(거골) 박리성골연골병변환자 중 23명에게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을 시행한 결과 20명(77%)의 환자에서 병변이 아래뼈에 잘 붙은 것이 확인됐다. 환자의 발목기능점수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수술 전 CT검사에서 병변의 뼈 상태가 좋지 않거나 병변 아래의 단단한 뼈가 잘 제거되지 않은 경우에서는 불유합이 나타날 수 있어 고정술을 선택할 때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 골유합 상태를 본 16명 환자의 관절경검사를 통해 연골의 상태를 관찰한 결과 5명에서 정상 (normal), 12명에서 정상에 인접(nearly normal)한 소견을 보였으며 비정상(abnormal)이나 악화된 (severly abnormal) 소견은 없음을 확인했다.

김형년 교수는 “발목에 발생한 박리성골연골병변은 크기가 크고 연골과 연골아래뼈의 상태가 양호한 경우 이를 제거한 후 미세절골술이나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본인의 골연골을 살릴 수 있는 고정술로 치유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절골술 없이 최소절개로 시행하는 최소침습 골연골고정술이 최고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목 외상 경험이 있고 운동 또는 오래 걸었을 때 갑작스런 통증이 유발된다면 박리성골연골병변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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