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봄…감기 걸렸다면 ‘이 속설’ 믿지 마세요
변덕스런 봄…감기 걸렸다면 ‘이 속설’ 믿지 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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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관한 오해와 진실 5
감기는 대개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으로도 나으며 증상이 심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변덕스런 봄 날씨에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감기는 대개 별다른 치료 없이 낫다 보니 유독 관련 속설이 많다. 하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대처하면 진작에 나을 감기가 악화돼 예상치 못한 건강문제를 부를 수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의 도움말로 감기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감기는 추우면 걸린다?

보통 날씨가 추우면 가장 먼저 감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감기와 외부 온도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추울 때 감기가 유행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온도보다 건조한 공기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는 것. 건조한 공기는 외부 바이러스를 저지하는 호흡기도의 점막은 물론 몸의 저항력을 약하게 만들어 감기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실제로 오뉴월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다. 날씨가 더워 좀처럼 감기가 잘 걸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감기에 걸리는 것은 그 사람의 됨됨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지만 현대에서는 오뉴월(여름)에는 감기가 흔하지 않다는 뜻으로 사용되곤 한다.

실제로 여름은 겨울이나 환절기보다 습도가 높고 건조함이 덜해 바이러스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주변 환경과 호흡기점막이 건조해져 감기에 대한 방어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 역시 바이러스 방어능력을 떨어뜨려 감기에 취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여름에는 냉방기기 온도와 가동시간을 적절히 조절하고 실내외 온도 차이는 5도 이상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사우나, 찜질방에서 땀 빼면 좋다?

우리 몸은 뇌의 시상하부에 의해 상황에 따라 체온이 일정하게 조절된다. 특히 체온이 올라가면 자체적으로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하게 되는데 감기에 걸리면 이러한 체온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겨 땀이 잘 나지 않는다. 

때문에 일부러 땀을 내기 위해 사우나나 찜질방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자연스럽게 발한작용을 하는데 사우나나 찜질방에 너무 오래 있으면 발한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체온이 올라 증상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감기에는 항생제가 효과적이다?

아직도 항생제를 복용해야만 증상이 호전된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항생제는 다양한 원인균 중 세균에 대한 치료제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주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고춧가루 탄 소주나 매운 음식 먹으면 도움 된다?

소량의 알코올은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일시적으로 몸이 가뿐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게끔 한다. 실제로 한 방송사에서 이러한 내용으로 감기환자가 고춧가루를 탄 소주를 먹었을 때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실험한 적이 있는데 개인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한두 잔 정도를 마셨을 때는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은 알코올에 의한 일시적인 효과며 근본적인 원인제거에는 효과가 없다.

알코올은 두통과 몸살, 메스꺼움, 구토, 복통과 같은 증상들을 유발할 수 있고 무엇보다 탈수를 일으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감기에 걸렸을 때 복용하는 약제들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세트아미노펜제제로 알코올과 함께 이를 복용하면 심각한 간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비타민C 고용량 복용하면 감기에 좋다?

비타민C가 감기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비타민C를 초고용량으로 복용하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는 보고가 있는 한편 일반인에서는 비타민C가 감기 예방효과가 없다는 보고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타민C가 강력한 항산화작용으로 산화스트레스를 줄여주지만 고용량 복용 시 메스꺼움과 복부팽만이 나타날 수 있고 신장결석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비타민C 복용량을 결정할 것을 권장한다.

■독감예방주사 맞으면 감기도 예방할 수 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다고 감기에 걸리지 않거나 덜 걸리거나 약하게 걸리는 것은 아니다. 독감과 감기는 기본적으로 원인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한 가지 원인이지만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약 200여가지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걸린다. 따라서 감기가 심해지면 독감이 되거나 독감 자체가 독한 감기의 줄임말로 이해해선 안 된다.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오윤환 교수는 “감기와 관련된 민간요법 중 어떤 방법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은 낭설에 가까우며 효과가 있다 한들 일시적이거나 단순한 증상완화 수준”이라며 “감기는 균형 잡힌 영양분을 섭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낫는데 만일 증상이 너무 심하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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