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술 좋아하는 우리 아버지가 위험하다
통풍, 술 좋아하는 우리 아버지가 위험하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15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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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은 첫 ‘통풍의 날’
9년 새 환자수 2배 늘어
알코올 섭취와 비만은 통풍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남성은 여성보다 통풍에 취약하다고 알려졌다. 술을 좋아하는 중년의 비만 남성이라면 통풍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3월 16일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지정한 ‘첫 통풍의 날’이다. ‘설마 나도 통풍이 걸릴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국내 통풍환자는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26만여명이었던 통풍환자는 2021년 49만여명으로 9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지나치게 많아져 관절 또는 다른 조직에 쌓이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지만 요산의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지면 요산수치가 높아지는 고요산혈증이 발생한다. 고요산혈증 자체는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요산이 점점 커져 뾰족한 결정체를 형성, 관절 등에 쌓이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술을 좋아하면서 중년의 비만 남성은 통풍 발생위험이 매우 높다. 나이 들수록 신장의 요산 제거기능이 저하되는 데다 남성호르몬은 신장의 요산배출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 반면 여성호르몬은 요산배출을 촉진해 폐경 전 여성에서 통풍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비만은 그 자체로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며 통풍과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술은 종류와 관계없이 통풍위험을 높이며 그중 맥주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 맥주는 주류 중에서도 가장 많은 퓨린을 포함하고 있어서다.

고려대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는 “다만 알코올은 요산 생성은 증가시키고 요산배설은 감소시켜 고요산혈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과음해선 안 되며 특히 통풍으로 이미 진단됐다면 금주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통풍의 첫 증상은 보통 관절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요산은 엄지발가락에서부터 쌓여 해당 부위가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약물치료로 요산수치가 조절되면 통증은 사라지지만 이때부터 잘 관리하는 것이 통풍 치료의 핵심이다. 

처음에는 대개 한 관절만 침범하지만 관리를 소홀히 해 만성으로 진행하면 양쪽 발가락은 물론 발등, 발목,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으로 이동하면서 관절통이 생긴다. 또 요산이 덩어리를 이뤄 몸 곳곳에 다양한 크기의 결절이 나타나며 통증 또한 극심하다. 콩팥에 돌이 생기는 신석증 등 다양한 신장질환도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통풍은 증상이 사라져도 꾸준히 관리해야 재발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요산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통풍에 대한 약물치료는 환자마다 다를 수 있어 담당의료진과 긴밀하게 상의하는 것이 좋다.

식이·운동요법 등 생활요법도 동반돼야 한다. 우선 식이요법의 핵심은 퓨린함량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 하지만 혈중 요산에 끼치는 음식 영향은 크지 않기 때문에 극도로 절제된 식사요법보다는 건강한 식단을 구성해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 퓨린함량에 따른 식품군(100mg 기준)

1. 먹어도 되는 음식 <제1군(0-15mg)>

-> 달걀, 치즈 우유, 곡류(오트밀, 전곡은 제외) 빵, 대부분의 채소, 과일, 설탕

2. 회복 후 먹어도 됨 <제2군(50-150mg)>

-> 고기류 가금류, 생선 조개, 콩, 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3. 피해야 될 음식 <제3군(150-800mg)>

-> 내장(심장, 간, 지라, 신장, 혀, 뇌 등) 육즙 거위, 정어리, 청어 멸치, 고등어, 메주 효모, 베이컨

이영호 교수는 “다만 약물치료를 계속해도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고 자꾸 관절염이 재발하는 환자 또는 급성증상이 있는 환자는 퓨린이 아주 많은 식단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수분섭취를 통해 소변량을 늘리는 것도 요산수치 조절과 신장결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수분섭취량은 담당의료진과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운동 역시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문영 교수는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생성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오히려 통풍 발작이 생길 수 있다”며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등산, 수영 등 적당히 땀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통풍발작이 발생하면 다리를 높은 곳으로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 뒤 빨리 병원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TIP. 대한류마티스학회가 권고하는 통풍환자 생활수칙

1. 통풍은 만성질환으로 평생 관리해야 한다.

2. 요산저하제는 꾸준하게 복용해야 한다.

3. 혈중 요산농도는 6mg/dl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

4. 4대 성인병(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관리가 중요하다.

5. 생활습관(음주, 과식, 과당 음료)을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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