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수술 후 ‘지연출혈’ 줄이는 신(新) 수술법 나왔다
췌장수술 후 ‘지연출혈’ 줄이는 신(新) 수술법 나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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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팀, 동맥보강법 고안
동맥보강법 시행군서 지혈출혈 발생률 3.3% 불과
(왼쪽부터)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윤영철·김지수·이태윤 교수

국내 의료진이 췌장수술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꼽히는 지연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수술방법을 고안해 임상현장에 큰 희망을 선사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간담췌외과 윤영철(교신저자)·김지수(제1저자)·이태윤 교수팀이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인 ‘지연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수술방법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주로 췌장암, 담도암, 십이지장암 등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이다. 췌장, 십이지장, 담도 일부를 절제하는 복잡한 수술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췌장과 소장 연결부위에서 췌장액이 새어 나오는 췌장루가 대표적이다. 췌장액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아주 강한 소화액으로 수술 후 사람의 조직을 소화시키듯 녹이면서 주변 조직이나 혈관을 손상시키고 심한 경우 출혈을 일으켜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췌장루로 인한 지연출혈에 제때 조치하지 못했을 때의 사망률은 10.5~30.8%로 보고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췌장루를 100% 방지할 수 있는 수술방법은 없어 임상현장의 고민이 많은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폐절제술, 장절제술 등 다양한 수술에서 절제부위의 누출을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PGA시트(Polyglycolic Acid Sheet)와 수술 중 출혈부위에 지혈, 조직접합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지혈제(fibrin sealant, 피브린 실란트)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간동맥에 PGA시트를 덮고 지혈제를 도포, 동맥을 보강하는 이른바 동맥보강법을 고안한 것.

연구팀은 201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34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이 중 225명의 환자에게는 췌십이지장절제술만 시행했고(비동맥보강군), 120명의 환자에게는 동맥보강법을 활용한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췌장루 발생률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동맥보강군에서 췌장루 발생 시 지연출혈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확인했다. 지연출혈은 췌장루 발생환자 중 비동맥 보강군에서 14명(23.3%) 발생한 반면 동맥보강군은 1명(3.3%)에 불과했다.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김지수 교수는 “췌십이지장절제술 이후 발생하는 췌장루는 간담췌외과의사에게는 영원히 해결해야 할 숙제와 같은 합병증으로 특히 췌장루로 인해 발생하는 지연출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합병증”이라며 “이번 연구는 치사율이 높은 지연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함으로써 췌십이지장절제술의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 간담췌외과학회지(J Hepatobiliary Pancreat Sci)에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동맥 보강: 췌장루로 인한 지연 출혈을 예방하는 방법(Arterial reinforcement following pancreatoduodenectomy: The solution to prevent delayed hemorrhage caused by postoperative pancreatic fistula)’이라는 주제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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