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만 잘 관리해도 건선 등 피부질환위험 ‘뚝’
잇몸만 잘 관리해도 건선 등 피부질환위험 ‘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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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주과학회-동국제약 ‘제15회 잇몸의 날’ 개최
잇몸병 있으면 건선위험 11%↑…흡연 시엔 26%↑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 환경적요인도 영향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이 제15회 잇몸의 날을 맞아 잇몸병과 피부질환 간의 연관성을 조명하고 잇몸건강관리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인구고령화로 구강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잇몸병이 건선 등 피부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금일(23일) 제15회 잇몸의 날(매년 3월 24일)을 맞아 ‘잇몸병과 피부건강’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은 매년 잇몸의 날에 맞춰 치주질환과 전신건강 간의 연관성을 조명하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구강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잇몸이 건강하면 피부질환 위험성 감소’라는 주제로 피부질환, 그중에서도 건선과 잇몸병의 관련성을 알리고 나아가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같은 환경적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와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치주상태와 건선 간의 연관성을 확인한 공동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건선은 일반 인구에서 1~3%의 유병률을 보이는 만성염증성질환이다. 피부, 손발톱 외에도 관절을 침범하며 심혈관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전신질환을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치주염 역시 만성염증성질환으로 잇몸 외에도 전신에 다양한 염증을 일으켜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간 치주염과 건선 사이의 정확한 연관성은 밝혀진 바 없었다.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박준범 교수는 치주질환과 건선 간의 연관성을 확인한 이번 연구를 통해 적극적인 잇몸관리로 피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서울성모병원 박준범·이지현 교수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 1월부터 12월까지 치주질환이 없는 약 860만명과 치주질환을 가진 약 100만명을 대상으로 건선 발생위험을 9년간 추적관찰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건선 발생위험이 11% 증가했으며 치주질환이 있으면서 흡연까지 하는 경우 발생위험은 26.5%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치주염이 건선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치주염과 건선이 몇 가지 일반적인 병리과정을 공유한다는 증거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치주염과 건선의 염증환경은 많은 유사점을 공유한다는 것. 연구에 따르면 치주세균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는 치주염의 주요 병원체이며 선천적 및 적응적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 치주염에서 dysbiotic 병원체에 의한 면역활성화는 건선과 유사한 전신염증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치주염의 미세환경은 종양괴사인자-알파(Tumor necrosis factor(TNF)-alpha), 인터루킨(Interleukin; IL)-1β, IL-17과 같은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유도하고 건선에서도 관찰되는 IL-4와 IL-10을 감소시킬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건선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하면서 평소 잇몸건강을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치주염과 건선이 공통위험인자와 동반질환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두 질병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여러 보고서에서 치주염환자에게 건선에서 흔히 동반되는 질환인 대사증후군 및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추가로 연구팀은 흡연 치주염환자에서 건선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것과 관련, 흡연은 치주염과 건선을 악화시키는 공통요인이며 이에 따라 결국 흡연이 건선 발생에 시너지 효과를 촉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선에서 잇몸병의 영향을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잇몸출혈이 있을 시 아토피 발병위험이 14%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잇몸병이 피부질환을 일으키거나 증상을 촉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적극적인 잇몸관리는 피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전신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생활습관, 운동,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요인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직접 발표에 나선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는 후성유전학 관점에서 피부질환과 치주질환의 관련성에 대해 설명했다.

후성유전학은 유전자 염기서열 자체의 변화 없이 유전자기능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생활습관, 운동,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요인이 우리 세포 안의 유전정보에 영향을 끼치고 세대를 거쳐 유전될 수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는 건선과 치주질환 발생에는 음주와 흡연 등 공통적인 환경적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평소 과음과 흡연을 피하고 꼼꼼한 구강관리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단 교수는 이러한 후성유전학 관점에 근거해 건선과 치주질환은 모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며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 공통적인 환경적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선 같은 피부질환을 겉 피부, 잇몸병 같은 치주질환을 속 피부로 설명하면서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조영단 교수는 “건선과 치주질환 모두 두 질환을 일으키는 환경적요인들에 의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겉 피부뿐 아니라 입안 내 속 피부에도 발생하면 결국 구강점막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개인이 어떤 환경적요인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세포반응과 면역반응에도 차이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피부질환이나 치주질환 발현에도 차이를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덧붙여 조영단 교수는 “특히 흡연은 염증을 쉽게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연해야 한다”며 “당장 금연하기 어렵다면 꼼꼼히 양치질하고 비흡연자 역시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실천하며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성태 교수는 국민의 잇몸건강을 위해 스케일링 보험 적용대상 확대와 구강관리 사각지대 지원 등 정책적인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은 잇몸건강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강조됐다.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성태 교수는 ▲연 1회 스케일링 보험 적용대상을 만15세 이상으로 확대할 것과 ▲만 4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한 연2회 스케일링 보장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또 구강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과 잇몸병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40대 이후 연령층의 잇몸병 예방과 조기치료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에도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구강정책과 이지은 과장은 “스케일링 보험 확대 부분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과도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하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덧붙여 “현재 만19세 이상에서 연 1회 스케일링 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사실 이 수검률도 낮은 상황”이라며 “스케일링은 중요한 구강건강관리법의 하나인 만큼 기존 수검률을 높이는 데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대한치주과학회 계승범 회장(맨 왼쪽)과 임원진들이 3.2.4 수칙을 안내하는 팻말을 들고 잇몸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대한치주과학회 계승범 회장과 임원진은 지난해에 이어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발표하며 잇몸건강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계승범 회장은 “올해도 잇몸병과 전신질환의 관계를 살피고 특히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피부질환을 적극적인 잇몸관리를 통해 줄일 수 있음을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잇몸의 날 대국민캠페인을 통한 정책 제안이나 3.2.4 수칙과 같은 생활습관 제안 등 국민들의 잇몸건강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들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

* 3 - 하루에 세(3번) 이상 칫솔질 : 칫솔질 횟수는 식사횟수와 관련이 있다. 식후 칫솔질로 치아 사이의 음식물찌꺼기를 제거해야 치태 예방과 구강 내 미생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식후뿐 아니라 자기 전에도 칫솔질하는 것이 좋다.

* 2 - 일 년에 두(2번) 스케일링 : 정기적인 스케일링은 잇몸건강을 지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1년에 2회 이상 구강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늦지 않게 받는 것이 좋다.

* 4 - 사이사이 치간칫솔 : 칫솔질뿐 아니라 치실, 치간칫솔 등의 보조기구를 활용해 꼼꼼히 구강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이미 잇몸병이 있거나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경우 치아 주변, 특히 이와 이 사이에 치태 침착이 많고 일반 칫솔로는 제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치간칫솔을 꼭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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