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알고 가자 ‘봄나들이 응급상황 대처법’
제대로 알고 가자 ‘봄나들이 응급상황 대처법’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2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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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야외활동 시에는 여러 응급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주요 응급상황 대처법을 미리 알고 신속히 대처하면 부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나둘씩 피어난 꽃들에 봄임을 실감하는 요즘. 저마다 장소는 달라도 짧은 봄을 그냥 보내긴 아쉬워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마음이 앞서 서두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봄나들이 전 몇몇 응급상황 대비법을 알아두면 좋은 이유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응급의학과 오수빈 과장의 도움말로 주요 응급상황 대처법을 알아봤다. 

■상처…이물질 제거 후 수직으로 눌러 지혈하기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상처. 가벼운 찰과상(살갗 벗겨짐)부터 타박상(부딪혀 멍듦), 심한 열상(찢어짐)까지 범위도 매우 다양하다. 

상처가 생겼다면 우선 생수, 수돗물로 상처에 보이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한 수건으로 출혈부위를 수직으로 눌러 지혈해야 한다. 안구를 제외한 상처부위는 직접 압박으로도 출혈이 멎는다.

간혹 지혈을 위해 여러 가지 가루를 뿌리거나 풀잎 등을 짓이겨 상처에 바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차후 병원 치료 시 상처에 묻은 여러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오랜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이물질은 피부에 2차감염을 유발해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칼이나 못 등 날카로운 물건이 피부를 관통해 박혀 있다면 해당 물건을 함부로 제거하지 말고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 후 바로 병원으로 와야 한다.   

■화상...시원한 물에 식히기, 물집은 떠뜨리지 말아야

봄은 캠핑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집이 아닌 야외에서 조리하다 보면 주변 환경이나 부주의로 인해 자칫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화상을 입었을 때는 해당 부위를 초기에 제대로 식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소주를 붓거나 치약, 감자, 된장 등을 바르는 행동은 손상부위를 악화시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초기 처치는 흐르는 수돗물에 화상부위를 충분히 식혀주는 것(적어도 10분간). 이는 화상부위의 통증 감소와 손상범위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물의 온도는 우리가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면 충분하다. 특히 몸통 부위 화상은 수돗물로 너무 오래 식히면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화상부위를 충분히 식힌 후에는 물에 적신 깨끗한 손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덮어준 다음 가까운 병원으로 간다. 물집이 생겼다면 터뜨리지 말아야 한다. 또 화상부위가 붓기 때문에 반지 등 액세서리는 미리 빼두는 것이 좋다. 

■염좌·골절...R.I.C.E법칙으로 부종·통증↓

손목이나 발목이 삐거나 골절되는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되는 염좌는 손상부위 통증과 함께 부종이 발생한다. 이때 기본적인 대처법은 크게 4가지. 일명 R.I.C.E 법칙으로 기억하면 좋다. 

R(Rest) : 휴식
I(Ice) : 냉찜질
C(Compression) : 압박붕대를 이용한 고정
E(Elevation) : 부상 부위를 높게 들어 올려 부종을 최소화(발목 : 심장보다 위로 올림. 손목 : 손을 얼굴 높이 들 것)

부목 고정은 우산이나 막대자 등 주변의 단단한 물건을 사용하면 된다. 병원 이송 중 손상 진행을 막고 통증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얼음찜질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음 팩 등을 너무 두껍지 않은 수건으로 한 번 감싼 후 10분간 부위에 대주는 것이 좋다. 피부에 직접 닿게 하거나 장시간 얼음찜질을 하면 동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친 부위를 압박붕대로 감아주면 부종의 진행을 막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단 붕대는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감는 것이 좋다. 손상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위치시키는 방법 역시 부종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골절 시에는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119에 바로 신고한다. 특히 심한 골절로 뼈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으로 해당 부위를 수건이나 거즈로 덮고 신속히 병원으로 와야 한다. 

■벌 쏘임...벌침은 긁어내듯 제거, 호흡곤란엔 바로 응급실 

산행 시에는 벌 쏘임에 대비해야 한다. 우선 벌에게 쏘인 경우 피부에 벌침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만일 벌침이 남아있다면 카드로 긁어내는 식으로 제거한다. 뾰족한 핀셋 등으로 집으면 독주머니가 눌려 독이 더 들어갈 수 있다. 

벌침 제거 후에는 비누를 이용해 깨끗하게 씻고 10~20분간 냉찜질한다. 이렇게 하면 통증이 많이 줄어드는데 만일 가렵거나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가와 상담 후 진통제나 알러지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벌독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단순히 붓고 아픈 것이 아니라 전신반응이 일어나기 때문.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일어나고 인두, 후두나 기도 위쪽이 심하게 부으면서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며 심하면 쇼크로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벌에 쏘인 후 전신발작, 호흡곤란, 의식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면 바로 응급실로 와야 한다.  

본인이 벌독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면 자가용 에피네프린 주사기(혈압을 즉시 상승시키고 심장박동과 호흡수를 늘려줌)를 처방받고 야외활동 시 지참해 증상 발생 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뱀 물림...상처부위 씻어내고 바로 병원으로 가야

등산 시에는 간혹 뱀 물림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 서식하는 독사는 살무사, 까치살무사, 쇠살무사, 유혈목이(꽃뱀)가 있다. 뱀에게 물렸을 때는 일단 뱀에게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 뱀을 죽였다고 하더라도 반사적인 움직임으로 다시 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독사에게 물리면 5분 이내 붓고 몇 시간 내로 피부변색, 피가 차 있는 물집 등이 발생한다. 이때는 활동을 줄이고 구조가 가능한 곳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물린 부위는 상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처관리처럼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주입된 독을 뽑아내겠다고 십자로 상처를 내거나 입으로 빨아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사에게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다. 병원으로 가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부종의 위치를 시간별로 표시하면 향후 치료 시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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