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잘 먹고 매일 운동…‘파킨슨병’, 대처하기 나름
약 잘 먹고 매일 운동…‘파킨슨병’, 대처하기 나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4.1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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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완치법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다른 뇌질환에 비해 약물치료효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꾸준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관리를 철저히 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급속한 인구고령화 속에서 치매와 더불어 파킨슨병 발병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0만명이었던 파킨슨병환자는 2021년 11만7000명으로 약 16% 증가했다.

파킨슨병 역시 완치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뇌질환에 비해 약물치료효과가 뛰어나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세계 파킨슨병의 날(4월 11일)’을 앞두고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에 대한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짚어봤다.

■움직임 느려지고 몸 뻣뻣해져…수면장애·변비 등도 나타나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의 소실로 발생하는 퇴행성뇌질환이다. 환경적·유전적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파킨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도파민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기 때문에 파킨슨병은 ▲신체 일부가 떨리거나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근육이 굳어지는 경직 ▲다리를 끌면서 걷게 되는 보행장애 ▲자세가 구부정해지면서 쉽게 넘어지는 자세 불안정과 같은 다양한 운동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운동 증상 외에도 치매, 불안, 우울, 환시, 수면장애(불면증, 잠꼬대), 빈뇨, 변비, 피로, 자율신경장애(기립성저혈압, 성기능장애, 땀분비이상) 등 다양한 비운동증상이 함께 나타나 환자와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들은 환자마다 다른 조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의심증상들이 보이면 파킨슨병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신경과 의사의 진료를 빨리 받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효과 뛰어나…부작용 미리 걱정할 필요 X

파킨슨병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한다. 약물치료는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증상을 완화·조절해주기 때문에 담당의사의 처방에 따라 용량과 용법을 철저하게 지켜 꾸준히 복용하면 눈에 띄게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파킨슨병 약물은 최대한 늦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항간의 얘기들은 잘못된 것”이라며 “뇌에서 도파민이 지속적으로 부족하면 오히려 뇌 운동회로를 포함한 연결기능들의 장애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오랜 약물치료로 약물에 대한 효과가 감소하고 후기 운동 합병증이 심할 경우에는 뇌심부자극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기계를 피하조직에 장착하고 뇌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담창구나 시상하핵에 전기자극을 줘서 운동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운동증상과 운동 합병증을 75% 정도 향상시킨다. 다만 뇌심부자극술 또한 뇌수술이기 때문에 수술받을 수 있을 만큼 건강상태가 좋아야 하며 나이가 너무 고령이면 할 수 없어 보통 75세 이전에 시행한다.

■매일 운동하고 잘 먹기…수면환경 개선도 중요 

철저한 생활관리도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 운동은 파킨슨병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몸의 근육들이 경직되고 자세가 구부정해지기 때문에 매일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을 1~2시간 하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을 같이 하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운동은 근육들이 어느 정도 활동이 익숙해지는 낮(오전 10시~오후 3시경)을 추천한다.

평소 등산을 좋아한다면 파킨슨병 진단 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산을 내려올 때 부상위험이 있다. 완만한 산을 오르거나 보호자와 함께 하는 것이 좋으며 높은 산은 피해야 한다.

파킨슨병환자는 힘이 빠지고 기운이 없기 때문에 영양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뇌에 좋은 비타민C‧E가 풍부한 사과, 딸기, 귤, 오렌지, 키위 등의 과일과 양배추, 브로콜리, 녹색채소 등을 많이 먹어야 한다. 견과류도 적절하게 먹는 것이 좋다.

기름을 제거한 닭가슴살이나 쇠고기 등 양질의 단백질 보충도 필요하다. 정선주 교수는 “단 단백질은 파킨슨병치료제인 레보도파 약효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때는 레보도파 복용시간과 최소 1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섭취할 것”을 권했다. 또 변비 완화를 위해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수면환경 개선도 중요하다. 불면증이 심하면 낮 동안 적당량의 햇볕을 쐬고 수면 2~3시간 전이나 오후 8시 이후에는 TV시청, 휴대폰, 인터넷 사용을 자제한다. 저녁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후 따뜻한 차를 한 잔하며 독서나 조용한 클래식음악을 청취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렘수면장애는 자면서 혼자 중얼거리거나 고함을 지르기도 하며 헛손질을 하면서 옆에서 자는 배우자를 때릴 수도 있다. 주변에 부딪힐 만한 물건은 최대한 치우고 침대보다는 푹신한 매트 위에서 자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다면 본인은 물론 가족의 부상 예방을 위해 담당의료진과 자세히 상담 후 약물을 복용한다. 

TIP. 파킨슨병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

-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날 때 힘들다.

- 글씨 크기가 전에 비해 작아졌다.

- 주위 사람들이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약해졌다고 말한다.

- 걷거나 서 있을 때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려는 경향이 있다.

- 걸을 때 발이 땅에서 잘 안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낀다.

- 주위 사람들이 얼굴의 표정이 전에 비해 굳어있다고 말한다.

- 손이나 발을 떠는 증상이 있다.

- 손으로 단추를 잠그는 것이 힘들다.

- 걸을 때 발을 끌면서 걷거나 보폭이 짧아지면서 종종걸음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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