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높은 간수치…‘자가면역성 간염’ 때문이라고?
이유없이 높은 간수치…‘자가면역성 간염’ 때문이라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4.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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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반응 활성화로 정상적인 간세포 공격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하기 전 치료해야
약물치료로 간기능 회복할 수 있어
자가면역성 간염은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일 간염바이러스도 없고 술도 먹지 않는데 뚜렷한 원인 없이 간수치가 계속 높다면 자가면역성 간염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몸은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이 침입했을 때 항체를 생성해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우리 몸의 세포나 장기까지 나쁜 침입원으로 생각해 잘못 공격하는 자가면역이 발생하면 몸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자가면역질환이다. 물론 평소에도 자가면역은 어느 정도 발생하지만 체내에서 적절히 조절, 억제돼 쉽게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더해져 자가면역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의외로 다양하다. 간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간세포가 공격당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 간질환이 바로 그것. 그중에서도 자가면역성 간염은 최근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가면역성 간염의 발생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유전적으로 취약한 인자를 가진 상황에서 약물, 감염 등의 요인과 복합적으로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정상적인 간세포를 공격한다고 알려졌다.  

무엇보다 간염은 간에 지속적인 손상을 가해 간을 딱딱하게 만들고 결국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자가면역성 간염 역시 마찬가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는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간에 염증반응이 반복되면 다른 간염처럼 섬유화가 진행되고 간경변으로 발전하는데 이 상태까지 이르면 간암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가면역성 간염 역시 조기진단·치료가 중요하다. 문제는 무증상이거나 비특이적인 증상이 대부분이라는 것. 이순규 교수는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다른 간질환처럼 피로감이 가장 흔하고 미열이나 발진, 식욕부진, 체중감소, 근육통, 황달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10~30%에서는 무증상인 상태에서 자가면역성 간염이 진행된다”며 “만일 진단이 늦어 치료시기를 놓치면 간경변,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발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순규 교수는 “증상은 없지만 건강검진에서 간수치가 계속 높게 나오거나 초음파검사에서 간염이나 간경변이 의심돼 더 검사를 권유받아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만일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도 아니고 평소 음주를 하지 않는데도 건강검진결과에서 AST, ALT, γ-GT, ALP, 빌리루빈(bilirubin) 등 간수치가 꾸준하게 상승한다면 자가면역성 간염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요한 검사들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자가면역성 간염환자의 10~40%는 다양한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한다고 알려졌다. 가장 흔한 동반질환은 갑상선질환이며 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등도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여성에서 6배 더 많이 발생하며 연령별로는 60대에서 호발해 중장년 여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가면역성 간염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를 통해 간의 염증반응을 조절, 관해(증상이 감소한 상태)를 유지하고 간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스테로이드제제가 기본이다. 보고에 따르면 이러한 치료를 꾸준히 유지하면 약 65%에서 간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약 80%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해 유도 후에도 장기간 또는 영구적인 약물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이순규 교수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해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치료에는 저용량이 사용된다”며 “또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의 일종인 아자티오프린으로 변경하거나 병합하는 치료를 시행하기 때문에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생활 속에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무엇보다 간독성이 있는 약제 복용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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