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세계진출, 전략적으로 나서야 "
"한의학 세계진출, 전략적으로 나서야 "
  • 최신혜 기자
  • 승인 2014.01.0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의학과 중의학, 한방의학 등 전통의학은 현대의학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시장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우리나라 한의사는 1990년대 초반 5000여명에 불과했지만 20년 사이 3배가 넘게 증가해 시장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국내 한의계를 벗어나 전 세계 각지에서 개원을 꿈꾸는 한의사도 늘고 있다.

함소아한의원은 199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개원한 한국 최초의 소아전문 한의원으로 국내 57개의 분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기반을 잡자 해외시장 속 경쟁력을 확신하고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나서 현재 중국 상해와 미국 LA·OC·뉴욕·뉴저지 함소아, 2개의 여성전문 클리닉 she's clinic, LA 삼라 척추클리닉, 피부미용비만센터인 Lotus Beverly Hills Skin Center 2곳 등을 지원·컨설팅하고 있다. 압구정 함소아한의원 조현주 원장을 만나 함소아의 해외진출사례, 진출전략 등에 대해 알아봤다.

-해외진출에 있어 함소아만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함소아한의원은 강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국내 분원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해외진출을 계획할 수 있었다. 또 함소아한의원은 해외 환자에게도 우리나라 제약공장에서 제조한 한약을 이용하기 때문에 약재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기 쉽다. 우리나라에서 면허를 취득한 의료진만 해외로 파견하기 때문에 진료 질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의료진이 한의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한방에 대한 신뢰도가 굉장히 낮다.”

-해외진출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었나.

“비자문제와 상이한 제도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의료인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첫 번째로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 체류신분 문제다. 개별 의료기관이 지원해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고 이에 따른 사기도 많아서 힘들었다. 또 국가별 제도차이로 중국의 경우 운영여부나 시간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허가가 안 나 공사 후에도 1년 정도를 기다렸다 개원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구체적 사례가 있나.

“초기 미국 진출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운영방식, 초기 포지셔닝, 의료보험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착오를 겪은 것. 거리상의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미국병원의 운영·관리감독이 수월하지 않았고 진출 당시 클리닉 정도의 작은 규모에서는 다른 의료인의 사무실에서 임대 형태로 시작하는 미국 관례를 파악하지 못하고 무리한 확장을 추진해 투자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또 미국 사보험 가입자들은 이미 고액의 의료보험료를 매달 지불하기 때문에 본인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의 치료는 애초에 고려대상이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환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실패 보완책은 무엇이었나. 앞으로 진행될 의료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말해 달라.

“미용클리닉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실 동양문화권이 아닌 주류사회 사람들에게 한방으로만 치료하기는 매우 어렵고 한의학은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미용클리닉의 경우 현지에서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공략하기 쉽다. 미용클리닉은 의사가 관리·감독하고 현지에서 채용한 간호사가 레이저시술, 약 처방 등 의사행위 대신하는 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 현지인과 접촉하기도 용이하다. 상담 시 한의학에 대한 부분을 접목할 수도 있다.”

-진출계획국가는.

“목표국가는 미국, 중국이다. 러시아연방,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에 용이하지만 한방소아과보다는 성인들을 진료하는 병원에서 공략하기 좋은 국가다. 미국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의료가 고도로 발전한 국가에서 오히려 자연치료법으로 회귀하려는 속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라 이해관계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를 보완해 새로운 방식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방 세계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제도적으로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한의사 지위 인정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나라 내에서는 한의사나 의사가 동등 의료인으로서 자격을 인정받지만 해외에서는 한의사 제도 자체가 인정받기 힘들다. 한의사가 해외에서 의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돕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해외진출을 앞둔 한의학 분야 의료기관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

“국내에서 성공한 많은 네트워크 병원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지만 실질적 성공을 거둔 곳은 많지 않다. 문화·제도·경제논리 등 많은 면에서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은 다른 분야에 비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의학 분야는 의료인력의 해외진출이 가장 용이하다는 명확한 강점이 있다. 우수한 인력이 한의계로 몰려들고 있는 지금이 해외진출 적기라고 생각한다. 각 나라별 제도를 잘 파악하고 충분한 사전검증을 거친 후 진출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