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재활은 선택 아닌 필수…의료진부터 관심을”
“심장재활은 선택 아닌 필수…의료진부터 관심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4.2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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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성지동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예방재활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
성지동 센터장은 “국내 심장재활이 활성화되려면 의료진부터 관심을 갖고 심장재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재활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도 의료계조차 새로운 수술법과 신약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기본조차 안 되고 있는데 화려한 의술발달이 다 무슨 소용일까요.”

미국에서 심장재활을 전공한 성지동 삼성서울병원 예방재활센터장은 국내 심장재활의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심장재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데도 여전히 관심 밖이라는 것이다.

- 국내 심장재활현황은.

2021년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심장재활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후 전 세계 111개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심장재활 참여율은 의료선진국조차 20~30% 수준에 불과하며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국립보건연구원 과제(심장재활의 병원 및 지역사회 이행제고 전략개발연구)를 통해 조사한 바로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포함,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는 전국 164개 심혈관전문병원 중 47곳(28.7%)에만 심장재활프로그램이 개설돼 있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소수병원까지 고려하면 대략 50여곳 정도로 추정된다.

- 심장재활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사실 의대교육과정에서도 심장재활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아 의료진조차 인식이 낮다. 또 심장재활은 사람에 의한 운동치료가 핵심으로 인력은 물론 장비와 공간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병원 내에 그만한 공간 확보가 쉽지 않고 보험수가도 낮다 보니 병원에서는 굳이 예산을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

- 미국의 경우 심장재활이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나.

심장재활은 의사가 아닌 운동전문가가 프로그램 책임자로 있는 경우도 적잖은데 2000년도 초반 존스홉킨스의료원에 몸담을 당시 심장재활센터 책임자도 운동전문가이셨다. 이들은 의사냐 아니냐를 떠나 심장재활전문가로 불려야 할 만큼 심장재활분야에서만큼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 또 지역사회와 연계한 심장재활모델도 있다. 예컨대 주마다 위치한 YMCA 운동시설 내 종사자에게 심장재활에 대해 교육, 심장질환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심장재활의 국내 가이드라인은 정립됐나.

그나마 다행히도 우리 현실에 맞게 재정립한 한국형 심장재활가이드라인이 2019년 대한심장학회지(KCJ)에 공식 발표됐다. 가이드라인 제정은 심장재활현장에 도움을 주려는 이유도 있지만 주치의에게 기대하는 효과도 있다. 심장재활이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안전하게 시행된다는 것을 알리고 환자 참여를 독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주치의의 한마디에 용기를 낸다.

- 국내 심장재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의료진들이 심장재활에 관심을 갖고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만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의대교육과정부터 심장재활을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 심장재활인력도 보충해야 한다. 인력이 보충되면 단순한 운동지도를 넘어 프로그램 기획 같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병원-지역사회 연계모델 구축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 모델만 잘 구축되면 심장질환자가 병원 밖에서도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다. 심장질환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인 만큼 심장재활 역시 일상 속에서 지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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