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초고령사회 코앞…‘맞춤형’ 백신으로 독감 예방하기
[특별기고] 초고령사회 코앞…‘맞춤형’ 백신으로 독감 예방하기
  •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노지윤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4.28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지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감염병 퇴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예방접종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예방접종주간(World Immunization Week)이다. 올해의 슬로건은 “The Big Catch-Up”으로 지난 3년의 코로나19팬데믹 기간 동안 다른 감염병에 대해 낮아진 면역수준과 놓친 예방접종 기회를 '따라잡을(Catch-up)' 시간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필수 예방접종률을 적어도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1차 의료를 강화하는 등 더 많은 사람이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각 국가는 의료시스템을 정상 궤도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감염병에는 경계가 없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감염병으로 인한 보건위기가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만큼 이번 팬데믹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19 유행으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백신의 중요성이다. 백신은 감염병을 통제하고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체계라는 것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정부와 의료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할 뿐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백신에 대한 인식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매 절기 찾아오는 인플루엔자 또한 취약계층에서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감염병으로서 백신을 통한 예방이 필수적이다. 특히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지난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대상으로 분류된 만65세 이상 고령층은 ’21-’22절기 약 880만명에서 ’22-’23 절기 약 93만명으로 4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절기 대비 접종률은 80.5%에서 81.9%로 1.4%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인플루엔자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걸릴 수 있지만 특히 고령층은 위험도가 높다. 만65세 이상 고령층은 독감 백신의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이 상대적으로 저하돼 백신 효과가 감소하고 인플루엔자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이러한 면역 노화를 고려해 만65세 이상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백신이 등장했다. 고령층에서 보다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면역증강제를 첨가한 백신, 항원의 함유량을 높인 형태의 불활화 인플루엔자백신과 재조합 단백질백신이 개발돼 미국이나 일부 유럽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새로운 백신 플랫폼의 장점은 인플루엔자 관련 질병 부담을 감소시킨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사회적 비용 감소를 위해 보다 효과적인 질병 예방 및 대처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인플루엔자백신 접종전략을 면역증강제 함유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전환하면 인플루엔자 관련 질병 부담이 유의미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만65세 이상 인구의 증가로 고령층을 위한 인플루엔자 백신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국내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인플루엔자 백신의 도입에 대해 논의하고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백신’을 활용할 수 있다면 인플루엔자로 인한 부담을 줄이는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전략 선택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