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 증가세…월경장애, 그냥 넘기지 말아야
‘다낭성난소증후군’ 증가세…월경장애, 그냥 넘기지 말아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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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시 자궁내막증, 불임 등으로 이어져
비만 동반…식이·운동 등 체중관리도 필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자궁내막증, 불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성에게 월경(생리)은 현재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척도다. 따라서 본인이 유지하던 월경 패턴에 변화가 생기면 일단 건강 적신호를 의심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다. 이 질환은 유병률이 높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는 사이 다낭성난소증후군환자는 꾸준히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4만여명에 불과하던 다낭성난소증후군환자는 2021년 6만여명까지 증가했다(2017년 : 4만148명→2021년 : 6만2653명).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여러 이유로 난소에 남성호르몬이 증가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내분비질환이다. 우선 배란이 잘 이뤄지지 않아 월경장애가 나타난다. ▲월경통이 너무 심한 것에서부터 ▲월경량이 너무 많아 빈혈이 오는 경우 ▲월경이 너무 불규칙해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 ▲월경을 너무 자주 하거나 ▲거꾸로 월경을 너무 오래 안 하고 있는 경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채희동 교수는 “귀찮은 월경이 없으면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만성적으로 배란이 안 되면 자궁내막이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만의 영향을 받아 두꺼워지기만 해서 자궁내막증식증 위험이 높아지고 심하면 자궁내막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며 “또 두꺼워지기만 한 자궁내막이 터져 나와 불규칙한 출혈이 발생하고 배란이 안 되기 때문에 불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 과다해지면서 몸에 털이 많아지는 다모증과 여드름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다낭성난소증후군에는 비만이 많이 동반되는데 주로 허리 둔부비율이 증가하는 중심형비만이 나타난다. 당뇨병,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월경장애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거나 너무 오랫동안 월경을 안 하는 경우, 빈혈이 올 정도로 월경량이 많은 경우 등에는 빠른 시일 내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근본치료가 불가능하다. 채희동 교수는 “그런데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자궁내막증식증과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질환으로의 발전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또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한 월경장애나 불임에 대한 치료는 배란을 유도하는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을 원하지 않는 환자는 주기적인 호르몬치료를 통해 규칙적인 월경을 유도한다. 다모증, 여드름이 동반된 환자는 규칙적인 월경을 목적으로 피임약을 사용하며 임신을 원하는 환자는 배란유도제를 복용한다. 무월경이 오래 지속된 환자는 자궁내막증식증 위험이 높아 초음파검사를 시행, 자궁내막이 두껍다는 소견이 확인되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동반되는 비만 역시 식이요법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어 여러 진료지침에서는 건강한 식사를 권고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연구나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황인데 최근 국내에서 시간제한섭식의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효과를 최초로 규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류기진 교수 연구팀은 동물모델을 통해 시간제한섭식의 다낭성난소증후군 치료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간제한섭식이란 간헐적단식의 한 방식으로서 매일 일정한 시간대에 자유롭게 식이를 허용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단식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식이요법들에 비해 음식의 종류나 양 또는 칼로리섭취에 제한이 없어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다는 장점이 있고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등의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다낭성난소증후군 동물모델에 4주간 시간제한섭식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분석결과 다낭성난소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체중증가, 다낭성난소, 남성호르몬증가, 황체형성호르몬 박동성 분비의 과활성화, 내장지방 증가와 염증, 난소 및 시상하부의 여러 생식내분비기능 관련 바이오마커들이 호전돼 정상수치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태 교수는 “시간제한섭식의 시간배분에 대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식이요법은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여러 만성질환과 더불어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기진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환자는 경구피임약 같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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