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분야도 다학제 꽃 활짝…국제학술대회 ‘더 리버 위크’ 개최
간질환분야도 다학제 꽃 활짝…국제학술대회 ‘더 리버 위크’ 개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5.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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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부터 이식외과까지…간질환전문가들 한자리에
인공지능모델 개발 등 간질환 연구에도 첨단 바람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등 정책사업도 지속
간질환분야의 대표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한 더 리버 위크가 올해도 성공적인 막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일상 회복 속에서 전면 대면으로 이뤄진 만큼 더욱 풍성한 학술적논의가 이뤄졌다. 

간(肝)질환은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질환이다. 특히 간암은 사회경제활동의 중추적세대인 40~50대에서 발생위험이 높아 한 가정은 물론 국가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우리나라는 임상현장에서의 노력뿐 아니라 연구활동에도 박차를 가하며 간질환 극복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간질환분야의 국내 위상을 한자리에서 확인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학술 교류의 장이 열렸다. 

대한간학회는 18일부터 20일까지 인천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간질환 임상과 연구의 진일보를 위한 도약 (A Leap Forward in Liver Research and Clinical Care)’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 ‘더 리버 위크 2023(이하 The Liver Week 2023)’을 개최한다.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이한 The Liver Week 2023은 간질환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마침 코로나19 일상 회복으로 하늘길이 열리면서 이번 학술대회에는 그간 입국을 미뤄왔던 세계적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총 29개국에서 608편의 초록(해외초록 293편 포함)이 접수됐으며 30개국 171명의 해외참가자를 포함, 총 1093명이 등록을 마쳤다.

주최 측인 대한간학회는 “간염, 간섬유화, 간경변증, 간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간질환의 연구에 있어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소아과, 이식외과뿐 아니라 기초과학분야의 연구자들이 대면으로 다시 모여 실질적인 학술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며 “간질환 임상과 연구분야를 한 단계 진일보시킨 도약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는 미국간학회의 차기회장으로 선임된 스탠포드의대 레이킴 교수(서울의대 졸업) 등을 비롯한 미국간학회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 대한간학회와 총 다섯 차례의 조인트 심포지엄과 워크숍 세션을 진행했다. 또 대한간학회 배시현 이사장과 레이킴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국내 임상과 기초분야의 신진연구자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미국간학회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토록 해 글로벌 학술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아 교수가 주목할 만한 간질환 주요 연구와 그 의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이 의료현장에 활발히 접목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최신 연구성과들도 공유됐다.

서울의대 이정훈 교수팀은 간암예방을 위한 최적의 B형간염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 맞춤형 정밀의학 연구의 위상을 높였으며 연세의대 이식외과 김덕기 교수는 간이식 대기자의 응급도를 반영한 새로운 평가지표 MELD 3.0이 기존 MELD 지표보다 간이식 대기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대한간학회 김지훈 학술이사가 진료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대한간학회의 노력과 그간의 활동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진료가이드라인 개발과 공식학술지 발간 등 대한간학회가 지속하고 있는 노력들도 소개됐다.

대한간학회는 진료가이드라인에 대한 국내 인식이 낮았던 2004년 일찍이 만성B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을 개발했고 이후 만성C형간염, 간경변증, 알코올간질환, 비알코올지방간질환, 자가면역간염 등 현재까지 총 6개분야의 간질환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후 총 13번의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최신흐름에 걸맞은 진료가이드라인으로 임상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한간학회 김승업 간행이사가 학회 공식학술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대한간학회의 공식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이하 CMH)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를 향해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설명한 김승업 간행이사는 “올해 CMH의 피인용지수는 8점대로 이는 국제소화기저널 중 11위에 해당하며 국내 170여개의 SCI저널 중에 3위 정도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 편집위원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CMH가 더욱 더 세계적인 학술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간학회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필요성도 다시금 강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 C형간염 퇴치를 선포했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달성하기 어려운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C형간염은 완치 가능한 약이 진작에 개발돼 조기진단을 통해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재 국가건강검진항목에서 제외돼 있어 무증상에 예방백신도 없는 C형간염이 계속 전파되고 있는 것. 

더욱이 내년 1월부터 발효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는 B형간염과 C형간염 감염이 경영책임자가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산업재해로 명시돼 있으며 C형간염 고위험군인 마약약물 남용자도 급증하고 있어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학회 장재영 정책이사가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추진 등 학회의 주요 정책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이와 관련해 발표한 장재영 정책이사는 “그간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비용-효과성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며 정부에 40~65세를 대상으로 평생 1회 C형간염 선별검사를 해주는 검진사업 도입을 촉구해왔다”며 “만일 올해도 이 방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적어도 한정된 기간 일몰성으로 국가검진사업에 편입하거나 ▲B형간염에 대한 국가검진을 한시적으로 조정해 C형간염으로 대체 시행하는 방안 ▲C형간염검진을 특별사업화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추가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여전히 낮은 C형간염에 대한 국민인식은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이제는 국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장재영 정책이사는 “학회에서 10년 이상 가까이 C형간염 홍보 노력을 지속해왔는데도 아직 국민 인식은 낮은 실정”이라며 “학회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강력하게 홍보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한간학회 배시현 이사장이 C형간염 국민 인식 증진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배시현 이사장은 “지난 4월 질병관리청과 ‘제1차 바이러스간염(B형‧C형간염) 관리 기본계획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교육과 홍보활동에 힘을 합쳐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며 “무엇보다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국가가 관련 전문가들과 적극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The Liver Week는 대한간학회를 중심으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등 간질환 관련 연구학회가 힘을 실어 매년 개최되고 있는 국제학술대회다. 초록접수와 참가자가 매해 증가하는 등 명실상부 간질환분야의 대표 학술의 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특히 올해는 일상 회복 속에서 보다 많은 국내외 간질환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진정한 글로벌 학술교류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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