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중증아토피 건보 급여 확대로 제때 치료 길 열려
청소년 중증아토피 건보 급여 확대로 제때 치료 길 열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6.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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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이상은 교수는 “중증아토피피부염은 청소년 환자들이 많은데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지금까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왔다”며 “다행히 올해 4월부터 JAK억제제가 보험급여로 등재되면서 치료옵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교수는 “중증아토피피부염은 청소년 환자들이 많은데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지금까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왔다”며 “다행히 올해 4월부터 보험급여로 등재로 치료옵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평생 ‘가려움과의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 바로 ‘아토피피부염환자’다. 아토피피부염(이하 아토피)은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질환이다. 아토피는 천식, 알레르기비염, 만성두드러기 등과 함께 대표적 알레르기질환 중 하나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아토피의 경우 소아·청소년환자가 대다수인데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다행히 올 4월부터 만12세 이상 청소년의 중등증·중증 아토피치료제에 건강보험급여가 확대 적용되면서 치료 길이 열렸다. 이상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를 만나 최신지견에 대해 들었다.

- 소아·성인 간의 차이는.

본래 아토피피부염은 소아기에 발병하는 소아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는 환자가 매우 많아졌다.

소아환자의 경우 아주 어릴 때는 ‘태열’이라고 해서 얼굴에 짓무르는 형태의 발진양상을 보인다. 이후 아동기에는 팔이나 무릎 뒤의 접하는 부위에 전형적인 아토피증상이 나타나다가 청소년이 되면 주로 얼굴과 목 같은 노출부위에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팔다리가 접히는 부위의 병변도 더 두터워지고 색소침착도 나타난다.

- 아토피는 유전과 관련 있나.

아토피는 다양한 유전적 원인이 모여 발생하는 ‘다인자성 유전적 경향’이다. 따라서 꼭 아토피가 아니어도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 같은 알레르기질환의 가족력이 있으면 자녀의 발병가능성이 좀 더 높아진다.

- 아토피치료의 목표는.

아토피의 치료목표는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다. 증상완화 후 가려움을 억제해 계속 긁고 피부염을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만성적으로 재발하기 때문에 단기간이 아니라 ‘아토피로 인한 피부습진과 가려움증을 조절하면서 부작용 없이 장기간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목표다. 따라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아토피의 중증도를 나누는 척도는.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를 나누는 객관적인 여러 가지 측정지수가 있다. 먼저 SCORAD(SCORing Atopic Dermatitis)라는 점수표와 EASI(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습진중증도평가지수)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병변이 피부면적의 몇 % 정도를 침범하고 병변이 얼마나 붉은지, 병변이 얼마나 두터운지, 병변에 긁어서 생긴 찰과상이 얼마나 되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점수화한다. 이를 객관적으로 보는 지수가 EASI점수로 18점 미만은 경증, 18~23점이면 중등증, 23점 이상이면 중증으로 판단한다.

- 아토피치료제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나.

스테로이드제부터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등 다양하다. 보통 경증은 국소도포제와 피부보습제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은 국소치료제만으로 염증억제효과가 부족하다. 따라서 전신치료제를 많이 권한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청소년환자에게는 별다른 치료옵션이 없었다.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없었는데 2018년부터 국내에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 등이 들어오면서 우리나라도 치료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있다.

-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의 차이는.

면역반응 중 ‘2형 염증반응’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사이토카인’이다. 이 사이토카인에서 중요한 물질만 표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생물학적제제다. 반면 JAK억제제는 아토피에 관여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의 신호전달과정을 차단, 보다 광범위하게 염증반응을 억제한다.

- 올 4월 청소년환자에 대한 보험급여가 인정됐다.

중증아토피는 청소년환자에서 많다. 하지만 다른 약제가 없어 지금까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왔는데 청소년에 대한 장기간의 면역억제제 사용은 의사나 보호자에게 큰 부담이었다. 다행히 4월 1일부로 린버크, 듀피젠트에 대한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적용대상은 3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청소년(만12세 이상) 중증 아토피환자 중 1차 치료제로 국소치료제(중등도 이상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또는 칼시뉴린저해제)를 4주 이상 투여했지만 적절히 조절되지 않고 이후 전신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투여했지만 반응(EASI 50%이상 감소)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다. JAK억제제는 불과 2주 만에 증상개선효과가 나타난다.

- 아토피는 장기치료가 필요한 만큼 약의 안전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생물학적제제는 국내에서 5년 정도 사용됐고 외국에서의 임상기간이 길다 보니 장기간의 안전성데이터가 많이 축적됐다. JAK억제제 역시 이에 대한 데이터가 차츰 나오고 있다. 현재 2년 간 사용했을 때의 중간분석결과에 관한 논문도 나왔는데 이에 따르면 JAK억제제 역시 장기사용 시 위험성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 JAK억제제 투여가 어려운 환자군은.

JAK억제제는 젊고 기저질환이 없으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연령이 높거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많은 사람, 기저질환으로 간수치를 높으면 조심스레 사용해야 한다. 부작용으로 경증에서 중등증의 여드름이 나타날 수 있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 아토피환자들이 조심해야 할 것으로 음식을 첫손으로 꼽는다.

음식과 아토피의 관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소아는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청소년기가 지나고 나이 들수록 음식은 아토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체력유지를 위해서는 건강한 식단이 필요한 만큼 음식을 너무 제한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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