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증상 없는 ‘뇌동맥류’ 진단·치료, 어떻게 해야 할까
전조증상 없는 ‘뇌동맥류’ 진단·치료, 어떻게 해야 할까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0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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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크기·모양·파열 여부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
치료 필요한 경우 클립결찰술, 코일색전술 등 시행
40대 이상·혈관 관련 질환자 등은 정기검사 받아야
뇌동맥류는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릴 만큼 전조증상이 없어 혈관탄력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대 이상 연령층,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혈관 관련 질환자, 가족 중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뇌혈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동맥류는 ‘침묵의 암살자’라고 불릴 만큼 전조증상이 없다. 특히 혈관탄력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대 이상 연령층,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혈관 관련 질환자, 가족 중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뇌혈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뇌동맥류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파열성 뇌동맥류입원환자는 3만147명으로 2011년 1만1005명보다 약 2.7배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32%, 50대 29.8%, 70대 18.4%, 40대 12.3% 순으로 중장년층에서 발생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혈관질환이다. 혈관 벽이 약해져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심각한 뇌출혈이 발생, 약 20%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지만 터지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부터 어떻게 치료할지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뇌동맥류는 크기나 모양, 파열 여부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된다. 크기에 따라 10㎜ 미만은 ‘작은 뇌동맥류’, 10㎜ 이상은 ‘큰 뇌동맥류’로 나눈다. 25㎜를 넘기면 ‘거대 뇌동맥류’로 부르는데 이때는 1년 안에 터질 확률이 70% 이상이기 때문에 빠른 처치가 필요하다.

모양에 따라서는 동맥의 한 부분이 주머니 모양으로 튀어나온 모양을 ‘주머니(낭)형’, 동맥의 어느 한 부분이 항아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것을 ‘방추형’, 동맥벽이 분리돼 중간층과 내층 사이로 혈액이 새어 나가 형성된 것을 ‘박리형’이라고 구분 짓는다. 이밖에도 뇌동맥류파열여부에 따라 비파열성과 파열성으로 나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외과 박정현 교수는 “뇌동맥류를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치료를 위한 수술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CTA(컴퓨터단층촬영 혈관조영술) 또는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촬영 후 뇌동맥류가 관찰되면 치료계획수립과 준비를 위해 뇌혈관질환의 정밀검사인 뇌혈관조영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동맥류의 클립결찰술 및 코일색전술 장단점 비교(사진=중앙대병원)

뇌동맥류의 치료방법은 일반적으로 개두술을 통한 동맥류결찰술인 ‘클립결찰술’과 혈관으로 접근해 치료하는 뇌혈관 내 치료 또는 중재적시술에 해당하는 ‘코일색전술’로 나눌 수 있다.

클립결찰술은 뇌동맥류 치료에 있어 오랜 기간 시행된 방법이다. 두피를 절개하고 두개골을 작게 열어 수술현미경을 통해 뇌동맥류를 노출시킨 후 동맥류의 목(입구)을 클립으로 묶어서 혈류를 차단한다.

코일색전술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동맥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시술법이다. 허벅지(사타구니·서혜부) 대퇴동맥을 통해 여러 단계의 카테터(catheter·도관)를 사용, 뇌동맥에 접근한다. 이후 뇌동맥류에 백금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동맥류가 터지는 것을 막는다. 동맥류 입구가 넓은 경우 혈관 내 스텐트나 풍선을 이용해 입구를 지지하고 코일색전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남택균 교수는 “뇌동맥류 치료에 있어 코일색전술은 개두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방법으로 시술시간도 3시간 이내로 비교적 짧다”며 “치료 후 1~2일 이내에 퇴원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코일색전술은 클립결찰술에 비해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통계적으로 10명 중 1명은 재치료가 필요해 클립결찰술과 비교했을 때 재발 확인을 위해서는 시술 후 추적검사를 자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클립결찰술과 코일색전술 이미지(사진=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클립결찰술과 코일색전술 이미지(사진=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실제로 뇌동맥류로 인한 코일색전술은 시술 후 6개월, 1년 6개월, 3년 6개월, 5년 6개월에 한 번씩 추적검사를 해야 하며 치료 시 스텐트 보조하에 코일색전술을 했다면 최소 6개월에서 1~2년 정도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뇌혈관센터 신경외과 권정택 교수는 “뇌동맥류로 진단됐어도 모두 파열된 경우는 아니며 위치·모양·크기와 환자의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파열위험도 다르다”며 “클립결찰술과 코일색전술 중 꼭 어떤 방법이 무조건 낫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환자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두 가지 치료법을 함께 할 수 있는 전문의를 찾아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이상을 느낄 만한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적 있다면 꼭 정밀검사 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정현 교수는 “특히 혈관탄력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대 이상 연령층,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혈관 관련 질환자, 가족 중 관련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뇌혈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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