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알츠하이머병 삽화기억 보호효과 확인
중년기부터 5년 이상 복용 시 보호효과 뚜렷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노년기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최근 인삼의 알츠하이머병 예방효과를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주요 원인질환으로 꼽히며 인지기능저하로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재로선 완치가 아닌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밖에 없어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특히 인삼은 그간 여러 연구를 통해 뇌 보호와 인지기능 보호효과가 확인됐지만 초기 알츠하이머병 삽화기억 감퇴 예방효과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아포지단백 E4(APOE4) 유전자와의 상관관계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삽화기억이란 개인의 경험 또는 체험과 관련된 기억으로 삽화기억 감퇴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주요 판단 기준 중 하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서국희·최영민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연구팀은 치매가 아닌 65~90세 노인 160명을 대상으로 인삼과 인지기능과의 연관성과 아울러 아포지단백 E4 유전자의 조절효과를 조사했다.
인삼 섭취는 인삼의 종류, 최초 섭취연령, 섭취기간, 섭취빈도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했고 검증된 영양평가 분석법으로 단백질, 과일, 채소와 같은 음식유형에 따른 식습관 패턴도 분석했다. 이밖에 혈액검사를 통해 아포지단백 E4의 유무 여부를 조사했다.
분석결과 섭취한 인삼의 대부분은 인삼을 찌고 말린 홍삼이었고 인삼 섭취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인 삽화기억에 보호효과가 있었다. 특히 인삼을 5년 이상 또는 중년기부터 복용한 경우 보호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 치매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가 있는 경우 보호효과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욱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중년기부터 5년 이상 인삼 섭취가 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인 삽화기억의 감퇴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있는 경우 효과가 감소한 것은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혈액뇌장벽의 기능장애를 유발해 인삼의 인지 이득을 상쇄시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연구에서도 인삼은 세포사멸 및 기능장애와 같은 병리학적 과정을 차단하거나 학습 및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장기간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인삼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지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매가 아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치매환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또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의 조절효과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지만 향후 대규모연구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연구결과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4월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