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체부암’ 증가세 심상찮다…이젠 전 국민이 알아야
‘자궁체부암’ 증가세 심상찮다…이젠 전 국민이 알아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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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인종양학회, ‘자궁체부암 인식의 달’ 선포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오늘(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6월 자궁체부암 인식의 달을 선포, 국민 인식제고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오늘(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6월 자궁체부암 인식의 달을 선포, 국민 인식제고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왼쪽부터) 민경진 고려대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강석범·박성윤 국립암센터 교수, 김재원 대한부인종양학회장,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 이방현 대한부인종양학회 정보통신위원장, 권병수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들은 부인암을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정작 진단·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궁체부암은 자궁경부암, 난소암과 더불어 3대 부인암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식이 낮아 관심 밖에 놓여 있다. 하지만 최근 3대 부인암 중 가장 증가세가 뚜렷해져 더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부인암 조발생률(특정 인구집단에서 새로이 발생한 암환자 수)에서 자궁체부암은 3대 부인암 중 가장 가파르게 증가(1999년 3.1%→2020년 13.6%)했으며 2020년 국내 자궁체부암 발생환자수는 3492명에 달했다. 이에 2019년 9위였던 암 발생순위는 이듬해 8위로 올라섰다. 올해 발생환자수는 38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에는 약 7000명, 2040년에는 약 1만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부인암 전문가들이 제대로 두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오늘(15일)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강남에서 ‘6월 자궁체부암 인식의 달’ 선포 행사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재원 회장이 자궁체부암의 달 선포 행사를 개최한 계기와 인식 제고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부인종양학회 김재원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서구에서는 이미 자궁체부암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 국제부인암학회에서 먼저 6월을 자궁체부암의 달로 선포했다”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닌 만큼 오늘과 같은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행사 계기를 밝혔다. 이어 “오늘 자리가 자궁체부암에 대한 정보와 발생상황을 널리 알리고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뒤이어 국립암센터 김영우 연구소장이 자궁체부암 인식 제고와 관련한 국립암센터의 역할에 대해 밝혔다.

김영우 연구소장은 “과거에는 자궁경부암환자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 국가검진을 통한 조기발견과 HPV백신 접종 등에 의해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반면 자궁체부암은 서구화된 생활습관, 비만, 당뇨병 증가 등으로 부인암 중 환자가 가장 많은 암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우 연구소장은 자궁체부암이 20~30대 가임기여성에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의깊게 살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영우 연구소장이 자궁체부암 인식 제고를 위한 국립암센터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영우 연구소장은 “다행히 자궁체부암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 등의 증상으로 조기발견할 수 있는 암”이라며 “조기진단 시 수술 없이 약물치료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으며 임신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진단·치료시기를 놓쳐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경우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예후가 좋지 않은데 최근 면역항암제 개발로 진행성·재발성환자들의 생존율도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우 연구소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국립암센터는 이러한 모든 정보를 국민에게 널리 알려 자궁체부암 예방은 물론 조기진단·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연구결과 보고와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 활성화, 효과적인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 완화 등에도 국가가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자궁체부암의 전반적인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기념강연이 진행됐다. 강연에 나선 고려대안산병원 산부인과 민경진 교수는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자궁체부암의 발생현황부터 진단·치료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하며 현장의 이해를 도왔다.

민경진 교수의 강연에 따르면 자궁체부암은 자궁체부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의미하며 그중 90% 이상이 자궁체부 중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암에 해당한다. 가장 중요한 발생위험인자는 에스트로겐으로 여기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면 자궁체부암 발생위험이 증가한다. 고령의 나이와 유전적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증상으로는 ▲자궁 또는 질 출혈(생리기간이 아니거나 또는 폐경 후 등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점액 또는 농 분비 복부, 골반 등의 통증과 압박감이 나타난다. 또 자궁내막암으로 진행되기 전에는 암이 증식하는 전암단계가 존재한다.

민경진 교수는 기념강연을 통해 자궁체부암의 발생현황과 진단·치료방법 등 전반적인 정보들을 공유하며 현장의 이해를 도왔다.

민경진 교수는 “자궁체부암은 증상이 있고 전암단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예방·조기발견이 가능하며 초기에 치료하면 5년 상대생존율이 80% 이상일 만큼 예후가 좋다”며 “하지만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경우 예후가 불량해 이들에 대한 치료 중요성을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최근 분자분류에 따른 자궁체부암의 새로운 분류체계가 제시돼 이에 따라 치료와 예후를 구분, 어떤 치료방법이 병기별로 효과적인지 알 수 있게 됐다. 또 진행성·재발성 자궁체부암환자들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시 전체생존율이 개선됐다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경진 교수는 “하지만 면역항암제가 비급여라는 문턱에 걸려 있어 환자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효과적인 치료제들을 환자들에게 부담없이 제공할 수 있는 치료환경을 만드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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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인종양학회 임원진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기자들의 추가 궁금증을 해소해줬다. 김재원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후 학회 임원진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기자들과 활발히 의견을 교류하며 면역항암제 급여화와 임상연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환경 조성 필요성 등을 재차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박상윤 교수는 “특히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어느 정도까지 수술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아직 없어 이를 만들기 위한 임상연구도 활성화돼야 한다”며 “다행히 임상연구에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참여해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부인종양학회 이방현 정보통신위원장(인하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자궁체부암 인식 제고활동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만큼 앞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올해 1월 오픈한 학회 SNS채널에도 유익한 정보들이 많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임원진들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같이 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언론 역시 정보 전달자로서 국민에게 도움 되는 자궁체부암 정보들을 발 빠르게 전달해줄 것을 당부했다. 

1984년 첫발을 내디딘 대한부인종양학회는 부인암 정복을 목표로 여성 건강증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이제는 증가세가 뚜렷해진 자궁체부암의 국민 인식 제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다음은 김재원 대한부인종양학회장과의 일문일답. 

- 자궁체부암이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는.

자궁체부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과다노출이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만, 출산 횟수 및 모유 수유 감소 등이 에스트로겐 과다노출 상황을 유발하는데 최근 결혼과 출산연령이 늦어지고 식생활의 서구화로 비만인구가 늘면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졌다.  

-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자궁체부암 인식 제고활동의 첫발을 잘 내디딘 만큼 이것의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향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더불어 국내에는 아직 자궁체부암 환자단체가 없다. 환자단체는 서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치료의지를 높이고 또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 또 이들이 중심이 돼 예방활동도 펼칠 수 있다. 모쪼록 환자단체가 잘 구성돼 이들이 널리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자 한다. 

- 학회의 노력에 발맞춰 국가도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할 것 같다.  

자궁체부암은 조기발견 시 예후가 좋은 암이다. 국가가 자궁체부암 의심증상 시 적극 산부인과 방문을 권고하는 활동에 적극 나서준다면 학회활동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자궁체부암환자들이 최적의 약제를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환경과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주길 당부한다.  

- 부인암 예방·관리에 소홀히 하는 여성들이 많다. 조언 한마디 부탁한다.  

자궁체부암을 비롯해 부인암은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젊을수록 산부인과를 잘 안 가는 경향이 있지만 부인암은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률이 늘고 있는 추세다. ▲생리기간이 불규칙해지거나 ▲생리량이 너무 많아진 경우 ▲생리기간이 아닌데 또는 폐경 이후에 질 출혈이 발생하면 부인암 위험신호일 수 있어 빨리 산부인과를 방문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에스트로겐 과다노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출산과 모유수유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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