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오존농도 쑥↑…호흡기·피부·눈 건강 ‘비상’
폭염 속 오존농도 쑥↑…호흡기·피부·눈 건강 ‘비상’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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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에는 자외선지수뿐 아니라 오존농도도 크게 높아져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본격적인 폭염이 예고되면서 자외선 걱정이 커졌다. 하지만 자외선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오존’이다. 본래 오존은 자외선을 흡수해 인류, 생물 등 지구를 보호하지만 성층권이 아닌 공기 중에 발생, 그 농도가 일정기준을 넘어서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 이에 오존농도가 높아지면 ‘주의보’가 발령(오존주의보 : 1.2ppm/h 이상, 오존경보 : 0.3ppm/h 이상 오존중대경보 : 0.5ppm/h 이상)되지만 아직 그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이미 5월에만 전국적으로 75차례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으며 특히 올여름은 더 지독한 더위가 예고돼 오존농도가 치솟을 것이란 예측이다.

■호흡기점막 자극…마스크로도 안 걸러져 

공기 중에 발생한 오존은 우리 몸에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구성물질이다. 불쾌감부터 기침, 두통, 피로감 등을 일으키며 심하면 호흡기·피부·눈 등 여러 신체부위를 위협해 각종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강효재 교수는 “오존은 무엇보다 호흡기점막을 자극해 호흡기능을 저하시키고 기관지천식, 만성기관지염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농도가 더 높아지면 신경계통에도 해를 끼친다”며 “1~2시간일지라도 고농도 오존을 흡입하면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오래 걸린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보고에 따르면 오존농도 0.1~0.3ppm에서 1시간만 노출돼도 호흡기 자극증상과 함께 기침, 눈 자극증상이 나타난다. 0.3~0.5ppm에서 2시간 노출되면 운동 중 폐기능이 감소되며 0.5ppm 이상에서 6시간 노출 시 마른기침과 흉부 불안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1ppm에서 하루 8시간 노출되면 기관지염이 발생하며 1.25ppm에서는 1시간이 지나면 호흡기능이 감소한다. 여기서 농도가 더 높아지면 폐부종, 폐출혈 및 폐포막을 통한 가스 교환 장애가 발생한다.

그나마 실내는 실외보다 오존량이 30~50%가량 감소한다. 따라서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날에는 가능한 실내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 강효재 교수는 “특히 오존은 미세먼지와 달리 기체상태라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는다”며 “건강한 사람도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날 심한 운동을 하면 오존이 폐 깊숙이 침투해 매우 해롭고 호흡기·심장질환 등이 있으면 생명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저질환자,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고 학교에서도 체육활동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부노화 빨라지고 색소질환 위험↑

피부도 예외는 아니다. 오존농도가 높다는 것은 자외선도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따라서 오존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얼룩덜룩해지며 색소가 증가해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긴다. 피부노화도 훨씬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오존은 산화력도 강해 비타민C·E를 고갈시키고 피부보호기능을 떨어뜨려 피부염도 일으킬 수 있다”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이중세안을 해서 묻어있을 수 있는 오존을 꼼꼼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오존농도가 높은 날 장시간 외출해야 하는 경우 긴팔과 긴바지를 입어 오존이 피부에 닿는 것을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노폐물을 배출시켜 피부에 오존성분이 쌓이지 않게 돕는다.

■안구건조증 유발…기존 증상 악화될 수도

오존은 의외로 눈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미 앓고 있다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천대 길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가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안구건조증환자 33명을 대상으로 대기 중 오존농도 변화에 따른 안구건조증 자각증상과 눈물분비량 등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오존농도가 증상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는 대상자들의 첫 검사와 2개월 후 추적검사 시 이전 1주간 노출됐던 평균대기 오존농도, 안구표면질환지수(OSDI, Ocular Surface Disease Index) 점수와 눈물분비량, 눈물막파괴시간 등을 조사해 이뤄졌으며 오존농도는 일일 오존농도의 평균치로 매월 산정했다. 초진 시 오존농도는 0.019±0.017ppm이었다.

연구결과 오존농도가 0.01ppm 증가할 때 OSDI점수는 3.43포인트 높아졌고 눈물분비량은 1.43mm 감소했다. 김동현 교수는 “안구건조증환자가 대기 중 높은 오존농도에 1주 정도 단기적으로 노출됐을 때도 안구불편감은 심해지고 눈물분비는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미세먼지뿐 아니라 오존이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도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환자는 인공눈물을 꾸준히 점안하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와 짙은 눈화장, 헤어드라이기 사용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눈을 찌르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느낌 ▲눈이 뻑뻑하고 자주 깜박거리는 경우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동현 교수는 “단 이러한 증상은 결막염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잘못 진단되지 않으려면 적절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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