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후 손 떨림, 단순노화 아닐 수도…‘파킨슨병’ 5년 새 14%↑
60대 이후 손 떨림, 단순노화 아닐 수도…‘파킨슨병’ 5년 새 14%↑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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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손이 떨리고 몸이 뻣뻣해지면서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노화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들로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파킨슨병환자 증가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환자는 2018년 10만5882명에서 지난해 12만명을 넘어 최근 5년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은 5만1345명(43%), 여성은 6만9202명(57%)으로 여성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98%(11만8486명)를 차지했다.

파킨슨병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세포를 비롯해 다양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이다. 도파민세포의 약 80%가 없어졌을 때 비로소 ▲손 떨림 ▲몸이 굳어지는 경직 ▲행동이 느려지는 운동완서 ▲보행운동 등의 증상이 시작되며 갈수록 조금씩 신경퇴행이 진행돼 병이 악화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외과 김영수 교수는 “이렇게 파킨슨병은 전조증상 없이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노화증상으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떨림과 경직은 정상적인 노화현상에서는 드물다”며 “특히 고령의 파킨슨병환자들은 신경퇴행이 빠르게 진행돼 약으로 조절이 어렵고 식사, 화장실 가기 등 일상생활에도 제약이 발생해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몸의 한쪽에서 나타나 뇌졸중과도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몸의 한쪽이 완전히 마비되며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반면, 파킨슨병은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고 동반증상도 뇌졸중과 차이가 있다.

파킨슨병 역시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늦지 않게 치료를 시작하면 질병 악화를 막고 정상적인 일상생활도 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이다. 뇌에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조기에 시작해야 질병 악화를 늦출 수 있다. 담당의사의 처방에 따라 용량과 용법을 철저하게 지켜 꾸준히 복용하면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될 수 있다.

다만 2~3년 이상 약물치료를 하면 약효 발현시간이 줄고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또 몸이나 얼굴이 흔들리고 꼬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김영수 교수는 “파킨슨병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기본적으로 시행하지만 약물치료를 받아도 부작용만 생기고 떨림증상은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환자들은 발병 초기라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널리 시행되고 있는 수술은 뇌심부자극술이다. 뇌심부자극술은 뇌심부에 전극을 집어넣어서 망가진 회로를 전기적작용으로 되돌려놓는 수술이다. 흑질에서 뇌 기저핵 쪽으로 신경전달물질이 지나가면서 우리의 행동을 조절하는 것이 정상과정인데 파킨슨병은 이 과정에 방해를 받아 발생한다.

물론 뇌심부자극술로 완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떨림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환자들의 불편감을 완화해 스스로 일상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단 파킨슨병이 이미 심하게 진행된 환자와 비운동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수술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권고되지 않는다.

파킨슨병은 진행정도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뉘는데 2등급 말~3등급 초에는 수술효과가 좋지만 3등급 말이나 4등급이 되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또 도파민은 운동신경계뿐 아니라 자율신경계에도 작용하기 때문에 운동증상이 나타난 뒤 우울, 불안, 인지기능저하, 변비, 소화불량, 수면장애, 다한증 등 비운동증상이 나타나는데 자율신경계는 전신에 퍼져 있어 뇌심부자극술로는 치료가 어려워 약물·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영수 교수는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여러 가지이며 환자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며 “방치하면 병이 악화되고 치료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특히 손이 떨리고 몸이 뻣뻣해지는 등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신경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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