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청년들, 심리전문가 손잡고 세상 밖으로
고립·은둔청년들, 심리전문가 손잡고 세상 밖으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2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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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심리학부 최기홍 교수 연구팀, 청년재단과 무료 마음건강프로그램 실시
인지행동치료는 고립·은둔청년의 마음에 크게 자리한 사회불안감을 완화하고 일상 회복을 돕는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국가가 적극 나서 인지행동치료를 제공,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일상 회복이 시작된 지 오래이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는 고립·은둔청년의 증가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대인관계, 교육·노동과 같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으로 철수하는 양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회적고립’을 겪는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고립·은둔청년 현황과 지원방안’에 따르면 만19~34세 청년기 인구 중 약 5%가량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일수록 사회적 고립에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더구나 팬데믹시기 거리두기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청년의 지지체계가 더 약해져 요즘에는 아예 구직을 단념하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고 심한 경우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은둔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도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세상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자꾸 고립되게 만드는 사회불안(사회적상황에서 두려움을 느껴 이를 회피하거나 극심한 고통 속에서 견디는 것)의 감정을 인지행동치료 같은 심리학적 개입을 통해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

인지행동치료는 심리적문제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놓인 환경을 새롭게 지각하고 재해석하면서 인지(생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적인 심리치료방법이다. 그간 개인상담과 집단상담 등 여러 형식으로 진행된 다수의 연구를 통해 불안경감과 회복의 효능이 입증됐다.

고려대 심리학부 최기홍 교수(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연구진이 청년재단과 함께 무료 마음건강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인지행동치료의 집단상담 방식으로 11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근거기반의 인지행동치료가 우리 사회 고립·은둔청소년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 전망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최기홍 교수와 연구진은 고려대학교 교원창업기관인 마음건강케이유와 함께 청년재단의 지원을 받아 ‘사회가 어색한 우리, 한 발짝 앞으로’라는 마음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청년들의 사회불안을 경감하고 사회적고립감을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10명 내외로 구성된 집단프로그램 형식으로 11월 중순까지 주 1회 총 12회 진행된다. 프로그램 구성은 사회불안에 대한 심리교육, 인지 재구조화, 노출치료, 비디오피드백, 행동실험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인지행동치료의 집단상담 방식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를 증가시켜 구성원 간 학습강화와 불안감 완화는 물론 유대감 형성과 사회성 증진효과를 촉진할 수 있다. 나아가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참여자가 치료를 통해 익힌 기법을 활용해 정신건강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으며 청년의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부담도 완화해 국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기홍 교수는 “이미 영국이나 북미 등에서는 심리전문가가 국민들에게 인지행동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고립, 자살, 저출산, 미취업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를 보고했다”며 “이번 프로그램은 사회적 문턱에서 망설이는 청년들에게 심리전문가와 함께 양질의 심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청년들이 전문심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은 참여를 희망하는 만19~34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청년재단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신청 가능하며 정원에 따라 신청이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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