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콜레스테롤 중에서도 ‘더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다?
LDL콜레스테롤 중에서도 ‘더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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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콜레스테롤 높으면 당뇨병위험 3.3배↑…젊을수록 더 위험
LDL수치 정상이어도 sdLDL수치 높으면 관상동맥질환 2~5배↑
정기검사로 콜레스테롤수치 확인해야…생활요법 실천도 중요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쌓여 심혈관질환위험을 높이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에 영향을 미쳐 당뇨병 발생위험도 높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쌓여 심혈관질환위험을 높이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에 영향을 미쳐 당뇨병 발생위험도 높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조용한 이상지질혈증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약 10명 중 4명이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다. 문제는 이 자체만으로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신의 콜레스테롤수치를 알고 있지 않은 이상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같은 더 큰 합병증을 부를 수 있어 이상지질혈증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상지질혈증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지질, 즉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특히 콜레스테롤 중에서도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 또는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가 이상지질혈증에 해당한다.

콜레스테롤은 전신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막을 형성하는 지질의 한 종류로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중에서도 LDL콜레스테롤은 혈관을 막거나 좁게 만드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이러한 LDL콜레스테롤은 밀도와 혈액에 떠 있는 정도(부유도)에 따라 여러 분획으로 나뉘는데 최근 들어 이와 관련한 연구결과들이 속속 보고되면서 LDL콜레스테롤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허지혜·노은 교수와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년 건강검진에서 잔여콜레스테롤 측정을 시행한 당뇨병이 없는 한국 성인 약 850만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당뇨병 발생위험을 추적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잔여콜레스테롤은 초저밀도지단백질(very low-density lipoproteins, VLDL) 또는 중저밀도지단백질(intermediate-density lipoproteins, IDL) 내의 콜레스테롤을 의미한다. 잔여콜레스테롤은 총콜레스테롤 수치에서 저밀도지단백질(LDL)콜레스테롤과 고밀도지단백질(HDL)콜레스테롤 수치를 제외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연구결과 9년 뒤 당뇨병 발생위험은 잔여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30mg/dL 상)이 수치가 낮은 사람(14mg/dL 이하)보다 약 3.3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당뇨병 발생위험도의 증가 규모가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여러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이후 70세 이상에서 1.20배, 60~69세 1.51배, 50~56세 1.90배, 40~49세 2.47배, 30~39세 3.07배, 20~29세 3.06배 등으로 젊은 사람일수록 당뇨병 발병에 잔여콜레스테롤의 영향이 뚜렷했다.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당뇨병 발생에서 지질독성이 중요한 병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잔여콜레스테롤은 혈관세포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dLDL콜레스테롤(Small dense 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역시 주의해야 할 LDL콜레스테롤이다. 이름처럼 표면적이 좁고 밀도가 높아 혈관벽 쪽으로 가라앉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 또 입자 크기가 작아 혈관 내부에서 서로 뭉쳐 끈적하게 변하며 염증반응을 유도,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보고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100mg/dL)이어도 sdLDL 콜레스테롤의 농도에 따라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이 2~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진료지침 및 미국당뇨병학회(ADA)는 sdLDL콜레스테롤을 심혈관질환 유발인자로 기재하고 관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내고 있다.

LDL콜레스테롤 농도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상 성인의 적정 지질기준은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 ▲중성지방 150mg/dL 미만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40mg/dL 이상이지만 동맥경화 위험도에 따라 관리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노은 교수는 “특히 잔여콜레스테롤의 경우 아직 정상수치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더불어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한 생활요법(하단 참고)*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dLDL콜레스테롤농도는 별도의 검사를 통해 측정 가능하다. 최근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sdLDL콜레스테롤농도 검사를 위한 ‘화학반응-장비측정 정량법’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안선현 전문의는 “고령자와 고혈압·당뇨·비만·과체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경우 sdLDL콜레스테롤검사가 더욱 권고된다”며 “기본검진에서 총 콜레스테롤수치가 정상이더라도 sdLDL콜레스테롤수치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위험도를 조기에 파악하고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잔여콜레스테롤을 줄이기 위한 일상생활 속 관리법

1.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에너지를 섭취한다.

2. 총지방 섭취량을 1일 섭취 에너지의 30% 이하로 줄인다.

3. 트랜스지방산(마가린, 쇼트닝, 튀김류 등) 섭취를 피한다.

4. 총 탄수화물 섭취량을 1일 섭취 에너지의 65% 이하로 제한한다.

5.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콩, 과일, 채소, 전곡 등)을 충분히 섭취한다.

6. 술은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하며 가급적 금주한다.

7. 주식은 통곡물이나 잡곡으로 섭취하고 채소류가 풍부한 식사를 한다.

8. 적색육과 가공육보다는 콩류나 생선류를 섭취한다.

9.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신체를 움직이기 위해 노력한다(대중교통 이용, 산책, 계단 사용).

10. 하루 30분 정도의 유산소 신체활동을 한다(빠른 걸음으로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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