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성행위로 감염되는 성병, 의심 시 파트너와 함께 병원으로!
[심봉석 교수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성행위로 감염되는 성병, 의심 시 파트너와 함께 병원으로!
  • 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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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지난주에 이어 성병에 관한 얘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에는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해 감기와 같은 일반 감염질환은 어디서 누구로부터 옮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또 심증은 가더라도 물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감염됐는지 원인과 과정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성병’이다. 정확한 의학용어로는 직접적인 감염경로를 의미하는 성매개성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이다. 성병균은 분비물이나 침에 포함돼 있어 단순히 성기의 결합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성행위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

현재 밝혀진 성병의 원인균은 30여 종이 넘으며 대표적인 성병균은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 유레아플라즈마, 헤르페스 등이 있다. 이러한 성병균에 의한 감염부위는 요도가 가장 흔하고 후두, 직장 등도 성행위의 형태에 따라 감염될 수 있다.

보통 남성에서는 임질, 여성에서는 클라미디아가 많다. 감염 후 2~3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는 임질은 남성의 경우 음경의 불쾌감, 요도의 작열감, 배뇨통, 분비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남성환자의 10%, 여성환자의 90%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클라미디아 감염 시에는 질이나 요도의 분비물, 배뇨통, 하복부 통증, 외성기 가려움증 등이 나타나며 남성환자의 50%, 여성환자의 70~80%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여성의 성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여성 성병 환자의 60%가 무증상으로 본인이 감염됐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다 진단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계속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감염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신은 골반염이나 불임, 자궁외 임신, 유산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남성 성병 환자의 20~30% 정도에서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성병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한다. 여성이 면역학적으로 성병균에 더 취약하고 해부학적으로 감염되기 쉬운 외부생식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염기회를 보면 남성이 임질균을 가진 여성과 한 번 성관계를 했을 때는 20% 정도의 감염률을 보이나 여성은 임질균을 가진 남성과 한 번의 성관계만으로도 감염률이 80%로 무려 4배 이상 높다. 문제는 여성이 남성보다 성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증상이 없는 경우도 더 많으면서도 제때 진단되지 않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에서 흔한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성교를 통해 전염되지만 원인균인 트리코모나스 원충은 물에서 생존하고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또는 불결한 의복이나 수건을 통해서도 감염된다. 증상으로는 주로 누런색의 거품과 악취가 나는 냉이 나오며 성기가 따끔거리거나 가렵다. 남성에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여성만 치료받을 경우 재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반드시 함께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병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조기발견·치료 시 완치할 수 있어 이상이 있으면 즉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 이때 반드시 파트너에게도 알려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자 재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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