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환자,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다
심근경색환자,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6.29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신체건강백서

‘더위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몸 곳곳에 빨간불이 켜집니다. 특히 올여름은 예년보다 덥고 비도 많이 올 것으로 예보돼 더욱 신경 써서 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각별히 유의해야 할 신체 부위별 질환과 관리법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신체 곳곳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는 항상성이 있어 날씨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항상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면 몸 곳곳에 여러 가지 이상증상이 나타나면서 자칫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머리…지루각화증 주의, 탈모환자 모자 꼭!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시켜 지루각화증(두피에 뾰루지, 검버섯 등 발생)부터 심하면 피부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모발 역시 윤기가 사라지고 갈라진다. 특히 탈모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꼭 모자를 착용하고 머리를 자주 감아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아무리 양산을 써도 모자보다는 자외선차단이 약해 두피보호를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챙 넓은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며 “땀이 두피에 남아 있으면 미세염증을 일으켜 여름에는 머리를 자주 감아야 오히려 증상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급성심근경색 주의, 혈압관리 철저히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량이 감소해 심장에 빨간불이 켜진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는 “심장은 어떻게든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더 세게 뛴다”며 “혈액이 끈적해지면 혈전발생위험도 증가하며 자칫 관상동맥을 막으면 급성심근경색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심근경색환자는 2년 연속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이 발생했다(▲2020년 6~8월 : 9만4300명, 12~2월 : 9만2867명 ▲2021년 6~8월 : 9만9871명, 12~2월 : 9만6370명).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최연직 교수는 “단순히 더위 때문에 심근경색이 더 많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습도, 기압 등이 심근경색과 관련 있다고 보고됐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갈수록 아열대화되고 있어 여름철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과 심근경색위험인자(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를 가진 사람은 탈수가 오지 않게 더욱 조심해야 한다. 기저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이 필수다. 무리한 야외활동은 피하되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과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을 느끼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장…복통·설사·장염 주의, 찬 음식 피해야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복통, 설사는 물론 장염에 자주 걸리기 쉽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김은영 교수는 “땀이 나면 장기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데 이때 찬 음식이 들어가면 소화효소작용이 저하되고 장의 흡수기능도 떨어져 복통·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이 예민해 평소에도 배앓이가 잦거나 과민성장증후군∙염증성장질환자의 경우 찬 음식을 더더욱 피해야 한다. 맵고 짠 음식, 탄산음료, 멸균처리되지 않은 유제품도 주의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소화를 위해 의식적으로 음식을 더 많이 씹는 것이 좋다. 수면부족과 과식도 소화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야식을 피하고 기상·수면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김은영 교수는 “휴가지에서 배탈이 나면 바지를 느슨하게 하고 따뜻한 물수건을 배에 대는 것이 좋다”며 “미지근한 물이나 보리차, 당 함량이 높지 않은 이온음료를 마셔 설사로 인한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 지사제는 장내 식중독균과 독소배출을 막아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섣불리 복용하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피부…간찰진·무좀∙햇빛알레르기 주의

습한 장마철에는 간찰진(유아, 비만인에서 서로 접촉하는 피부면에 발생하는 습진성 변화), 무좀, 완선 같은 피부감염성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오세진 교수는 “간찰진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증식한다”며 “땀띠, 습진과 달리 살이 접히는 부위(겨드랑이, 복부, 유방 아래, 회음부 등)에 잘 발생하고 2차감염 시 악취도 동반한다”고 말했다.

장마철 무좀 역시 단골불청객.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은 사타구니를 감염시켜 완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완선환자들은 무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각종 피부감염성질환을 예방하려면 피부가 맞닿는 부위를 습하지 않게 관리하고 빗물이 닿으면 바로 씻어야 한다. 장마철에는 신발·양말을 여유 있게 준비해 젖으면 바로 갈아 신는다.

강한 자외선에 의한 햇빛알레르기와 일광화상도 주의해야 한다. 오세진 교수는 “특히 햇빛알레르기증상이 심하면 스테로이드연고, 항히스타민제 등 약을 미리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관절…기압변화로 통증에 민감해져

‘어르신들의 관절이 곧 기상청’이라는 말은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고려대안암병원 정형외과 장기모 교수는 “관절과 기압의 연관성은 이미 다수 보고됐다”며 “장마철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의 내부압력은 높아지는데 이때 활액막(관절에 윤활액을 분비하는 조직)의 감각신경이 자극받아 통증에 민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퇴행성관절염·류마티스관절염·인공관절수술환자는 날씨변화에 더욱 민감하다. 장기모 교수는 “통증을 조절하고 관절건강을 유지하려면 근력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더위와 장마로 활동량이 감소하는 만큼 실내스트레칭 등으로 관절을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풍기·에어컨 등 찬바람도 조심해야 한다. 장기모 교수는 “찬바람이 관절에 직접 닿으면 주변혈관이 수축되고 근육이 굳어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얇은 담요와 긴 바지 등으로 관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