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병원·요양원 등 운영…재활·치매서비스 강화 박차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도 포함돼 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국가보훈대상자는 83만3682명이며 이 중 70대가 70% 이상이다. 홀로 사는 국가유공자도 11만688명으로 추산된다.
1981년 설립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공단)은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의 진료·재활·복지를 담당하는 국가보훈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40여년간 국가유공자의 건강과 행복 증진에 앞장섰다. 현재 전국 6개 보훈병원(중앙·부산·광주·대구·대전·인천, 약 3500병상)과 8개 보훈요양원을 비롯해 보훈교육연구원, 보훈원, 보훈재활체육센터, 보훈휴양원을 운영하며 다양한 의료·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치료부터 재활, 요양까지 한번에
고령유공자에게 질병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신속한 재활이다. 신체마비, 보행장애 등 후유증은 물론 암, 심혈관·호흡기질환 등의 치료과정에서 신체기능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
이에 공단은 보훈병원 내에 급성기치료-재활-요양이 가능한 융합형 진료체계시스템을 구축했다. 즉 치료를 마친 환자가 다른 병원에 갈 필요 없이 바로 재활과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훈병원 간 촘촘한 연계시스템을 구축한 것.
급성기병원에서는 1차질환을 치료하고 재활센터는 보장구센터 및 재활체육센터기능을 연계해 신체·정신적 재활과 일상생활 복귀를 지원한다.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과 재활센터를 연계해 전문화된 요양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중앙·광주병원에는 이 시스템이 완전히 구축됐고 대전병원 재활센터는 이달 말 개원을 앞두고 마무리점검에 들어갔다. 부산병원은 연내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맞춤재활치료를 위한 의료장비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행보조로봇, 무중력감압치료기 등을 갖추고 환자보행능력과 신체기능회복을 돕고 있다.
암 진단·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의료장비도 꾸준히 도입했다. 중앙보훈병원은 올해 암 치료용 선형가속기 ‘트루빔 에스티엑스’ 가동을 시작했다. 이 기기는 폐암, 간암, 전이암 등에서 비침습적 방사선수술이 가능하며 암세포만 정확하게 조사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로봇수술기기인 다빈치Xi 도입 2년 만에 전립선암, 대장암 등에서 500례를 달성했다.
■일상복귀 후에도 맞춤의료·복지서비스
전국 8개 보훈요양원은 국가유공자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다. 요양원별로 약 200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다.
각 요양원에서는 정서지원·기능회복프로그램, 건강관리·영양서비스 등 일반요양시설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원봉사자의 방문봉사·공연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특히 공단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보훈요양원의 치매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수원보훈요양원은 100병상을 증축, 이 중 48병상을 치매전담실로 운영할 예정이다.
나아가 공단은 변화된 의료패러다임에 맞춰 질병예방부터 치료-재활-요양-재가-임종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보훈의료복지통합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를 위해 맞춤형 생애주기 건강관리모형 ‘보훈건강복지안전망(IMSAFE)’을 개발했다.
이상진 사업이사는 “IMSAFE는 보훈병원의 케어매니저가 상담을 통해 환자별로 특성을 파악하고 ▲의료(방문재활, 가정간호 등) ▲복지(주거개선지원 등) ▲연계서비스(문화, 일자리지원 등)를 제공한다”며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과도 연동돼 퇴원 후에도 집에서 가정간호, 방문재활,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등을 빠짐없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공단은 보훈의 개념을 확대해 제복근무자를 대상으로 진료비감면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전·현직 군인, 경찰, 소방, 해경, 법무공무원은 30%, 10년 이상 장기복무 제대군인은 50% 감면받을 수 있다.
중앙보훈병원 보장구센터는 행정안전부의 협업매칭플랫폼인 ‘협업이음터’를 통해 ‘휠체어행복나눔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휠체어를 기증받아 무상수리 후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대여하는 서비스로 2020년에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손잡고 서비스망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가이드북 제작, 서비스 이용 적극 도와
한편 공단의 모든 지원서비스는 가이드북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공단은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돕고 대상자들이 제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해 ‘보훈의료복지통합서비스·주거환경 개선사업 가이드북’을 발간, 전국 보훈병원과 보훈(지)청에 배포했다.
가이드북은 ▲통합서비스 안내 ▲보훈대상자 지원서비스 ▲지역사회 연계서비스 ▲부록으로 구성돼 보훈병원서비스뿐 아니라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