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아무 탈 없이 즐기고 싶다면? “감염병 미리 대비하세요!”
여름휴가, 아무 탈 없이 즐기고 싶다면? “감염병 미리 대비하세요!”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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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4일 ‘여름철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건강강좌’ 개최
정진원 교수는 “음식을 먹고 그날 저녁이나 다음날 구역·구토·복통·설사·발열 근육통 등이 발생하면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며 “충분한 수분섭취에도 증상이 낫지 않으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세균이 기승을 부려 여러 감염병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마침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감염질환을 살펴보고 대비책을 마련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중앙대병원은 오늘(4일) 서울시·서울시의사회와 함께 중앙대병원 4층 송봉홀에서 ‘여름철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건강강좌’를 개최했다. 

건강강좌 프로그램은 크게 2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가 ‘식중독 바로 알고 대처하기’를 주제로 발표했다.

식품위생법 제2조 제14호에 따르면 식중독은 식품섭취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물질에 의해 발생했거나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질환을 뜻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발표한 식중독 월별발생현황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에는 6·7·8월, 2021년에는 7·8·9월에 식중독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됐다. 2018~2022년 시설별 식중독 발생현황 통계결과 식중독 발생 장소와 환자수는 각각 ▲음식점(280건·9196명) ▲학교(131건·6640명) ▲학교 외 집단급식(192건·5687명) 순으로 나타났다. 즉 날이 더운 여름철, 외식·단체급식 등을 통해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6대 수칙을 제공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 예방을 위한 6대 수칙 준수를 강조한다.

정진원 교수는 “여름철에는 대장균, 살모넬라와 같은 세균이 크게 증식해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데 특히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후 구역·구토·복통·설사·발열 근육통 등이 발생하면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소아와 고령층은 증상이 심할 수 있어 탈수와 쇼크 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습관이 중요하다. 식약처는 ▲손 청결 유지하기(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육류·어패류는 각각 중심온도 75·85℃로 1분 이상 익히기 ▲물은 끓여서 마시기 ▲식재료와 조리기구는 깨끗이 세척·소독하기 ▲ 날 음식과 조리 음식 분리하기 ▲냉장식품은 5℃ 이하, 냉동식품은 -18℃ 이하로 보관온도 지키기 등 6대 수칙을 꼭 지킬 것을 당부했다.

정진원 교수는 “그런데도 식중독이 발생했다면 일단 음식 대신 물·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증상이 완화되면 미음이나 쌀 죽 등을 먹는 것이 좋다”며 “증상이 낫지 않고 혈변, 고열, 심한 탈수와 설사가 지속되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집단으로 발생했다면 가까운 보건소로 신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병원 도착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설사환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고 구토가 심하다면 옆으로 누워 기도가 막히지 않아야 한다”며 “지사제 등 설사약은 함부로 복용하지 말고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진원 교수는 “환자가 구토를 했다면 처리 시에는 반드시 일회용 장갑 등을 사용, 비닐봉지에 넣어 처리해야 한다”며 “이후에는 가정용 락스 등으로 소독해 2차 감염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인 교수는 “여행지 설사는 대부분 저절로 치료되지만 일상에 지장이 갈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 꼭 병원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김해인 교수가 ‘휴가대비 프로젝트: 여행자 설사란 무엇인가요’를 주제로 건강정보를 제공했다.

여행자 설사란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국가에 여행 중이거나 귀국 후 10일 이내에 시작하는 설사를 말한다. 대부분 위험요인에 노출된 후 4~14일 사이에 발생하는데 섭취균주량에 따라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설사를 하는지(1~2회), 지장을 줄 정도로 하는지(3~5회),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하는지(6~9회, 혈변)에 따라 3단계로 중증도가 구분되며 메스꺼움, 구토, 복통, 쥐어짜는 통증,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김해인 교수는 “여행자 설사는 덥고 습한 지역(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인도·아프리카·멕시코·중남미 등)과 계절에 따라 여행자의 30~70%에서 나타난다”며 “대체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은 경우 ▲수도시설 또는 냉장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은 지역을 방문한 경우 ▲길거리 음식, 해산물, 채소, 과일, 음료수와 함께 제공된 얼음을 섭취한 경우 ▲면역저하자인 경우 ▲위 산도가 변하는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인 경우에서 발생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 여행지 유행감염병에 관한 정보는 질병관리청이 제공하는 해외감염병NOW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여행자 설사는 일반적으로 1~5일간 증상이 지속된다. 8~15%의 환자는 1주일간, 2%의 환자에게서는 1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김해인 교수는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지만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고 탈수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수분·전해질보충을 통한 수액치료가 필요하다”며 “금식에 관해서는 정해진 원칙이 없기 때문에 배고프다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은 먹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오래갈 경우 장운동억제제, 항생제 등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단 장운동억제제는 혈변이나 발열 등이 있는 경우 처방해선 안 되고 항생제는 드물지만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행자 설사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지에 유행하는 감염성질환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한 후 예방백신이 있다면 접종하는 것이 좋다.여행 중에는 음식을 완전히 익히거나 끓여서 먹어야 한다. 껍질을 벗겨낼 수 없는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섭취 전후로는 비누로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수돗물, 분수물, 얼음은 섭취하지 말아야 하며 생수나 끓인 물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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